중국 차음료 시장의 빠른 회복세에 힘입어 주요 브랜드들의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중국 밀크티 브랜드 중 홍콩 증시에 상장된 곳은 나이쉐더차(奈雪的茶)가 유일한 가운데, '제2의 나이쉐더차' 자리를 놓고 치열한 4파전이 예상된다.
15일 증권시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중저가 밀크티 브랜드 아운티제니(Auntea Jenny·滬上阿姨)는 전날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들어 미쉐빙청(蜜雪冰城·MIXUE)과 구밍(古茗), 차바이다오(茶百道·차백도)가 연이어 홍콩 증시 문을 두드린 데 이어 아운티제니가 4번째로 합류하게 됐다.
아운티제니가 홍콩 증시 입성에 도전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건 신메뉴 생과일차를 선보인 2019년부터다. 따뜻한 오곡밀크티를 대표메뉴로 앞세워 상하이를 비롯한 북쪽 지방만 공략했던 아운티제니는 신메뉴를 출시한 이후 매장을 남부 지방까지 확장해 나갔다.
또 다른 전략은 중소도시 집중 공략이다. 다른 경쟁업체들이 소도시부터 시작해 점차 대도시로 뻗어나가는 것과 달리 아운티제니는 중소도시 진출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아운티제니가 새로 오픈한 매장 중 49%가 중소도시에 있다.
특히 가성비를 추구하는 중소도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저가형 브랜드인 '아운티제니 라이트버전'도 선보였다. 라이트버전 가격은 2~12위안대로 저가 브랜드인 미쉐빙청과 비슷하다. 2022년에는 커피 브랜드인 '후카(沪咖·상하이커피)'도 출시했지만 매출 기여도는 낮다.
아운티제니가 홍콩 증시 상장에 성공할 경우 2021년 업계 최초로 홍콩 증시 상장에 성공한 나이쉐더차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아운티제니가 제2의 나이쉐더차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경기 둔화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중저가 브랜드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초저가 전략을 내세운 미쉐빙청이 20%로 압도적인 1위이다. 미쉐빙청의 매장 수와 매출 역시 아운티제니의 5~6배다. 같은 중저가 브랜드인 구밍과 고가 브랜드인 차바이다오와 비교해도 아운티제니가 밀린다. 다만 이들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건 아운티제니다. 지난해 아운티제니 매출은 34.05%, 순이익은 188.70% 증가했다.
한편 '2023 중국 차음료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차음료 시장 규모는 1498억 위안에 달해 전년 대비 44%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