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전략 공관위는 4·10 총선을 두 달 남짓 앞둔 상태에서 공천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일반 공천 지역은 현재 3차례 심사가 이뤄졌다. 지금까지 발표된 지역은 84곳이다. 단수 공천이 47곳, 경선은 37곳이다.
전날 발표된 3차 심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당 지도부인 고민정 최고위원이 광진을에 단수 공천된 점이다. 광진을은 대대로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던 지역이다. 14대부터 21대 총선까지 보수 정당이 승리한 사례가 없다. 추미애 전 장관이 17대를 제외하고 15대부터 20대까지 내리 5선을 지내는 등 민주당 텃밭으로 불린다.
고 최고위원과의 경쟁을 원했던 김상진 예비후보는 자신의 컷오프 소식에 크게 반발했다. 발표 이튿날인 16일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그는 "2016년과 2020년 두 번이나 선당후사를 했지만 4년 전에 전략공천 했던 고 최고위원을 단수공천 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원외 인사들의 불공정 공천에 대한 우려는 이뿐만이 아니다. 광주 동남을에서도 당에 대한 항의가 나오고 있다. 현역인 이병훈 의원과 안도걸 전 기재부 차관이 경선을 하게 됐는데, 컷오프(공천 배제)된 김성환 예비후보가 강하게 반발 중이다.
김성환 예비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쭉 1등을 해왔다"며 "다시 한번 논의될 수 있도록 재심을 신청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으로 심사를 받아야 하는 예비 후보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공관위에서 예비후보들이 당에 헌신한 점을 헤아려 주길 바라지만, '계파 공천'으로 인해 경선도 이뤄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특히 현역이나 당 지도부가 수성하는 지역의 출마자들이 공통적으로 이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 장경태 최고위원이 지키고 있는 서울 동대문을, 이상헌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북구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돈 봉투 의혹'을 받아 탈당한 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갑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부산 사상구 역시 예비후보들의 대규모 컷오프가 예상되는 지역구다.
당 공관위의 심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한 민주당 원외 인사는 "당은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했는데, 이 대표 쪽에서 정무적 판단이 조금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원외 인사는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활동했던 정치인들이 있는데, 상의나 협의도 없이 전략 공천이나 단수 공천을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며 "그런 낙하산 공천은 시대적으로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불공정 공천에 반발해 우리 측과 접촉하는 원외 인사 분들도 상당하다"며 "당의 결정에 승복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있겠지만, 도저히 납득을 못할 경우 우리 당으로 오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