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와 반도체 한파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IT업계의 기업들이 2만명가량 고용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유통업계는 점포 정리에 나서며 고용 감축이 잇따랐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466곳(합병·분할 등으로 변동 폭이 큰 34곳 제외)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21년 말 158만4548명에서 작년 말 162만1995명으로 2.4% 증가했다.
이어 서비스 4810명(5.2%), 식음료 4278명(5.1%), 조선·기계·설비 3790명(5.0%), 석유화학 3694명(5.7%), 운송 3105명(7.1%), 건설·건자재 2809명(3.6%), 자동차·부품 1881명(1.0%) 등의 순이었다.
반면 은행(-3810명·-3.5%), 유통(-1503명·-0.9%), 보험(-1077명·-2.1%) 업종 등은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이중 유통 업종은 고용이 폭증한 CJ올리브영을 제외하면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수가 5000명대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2022년 6600명, 2023년 2988명 등 총 9588명(8.6%) 늘어나며 가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삼성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한 만큼 3월과 9월에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CEO스코어는 전했다.
CJ올리브영은 3546명(57.8%) 늘며 2위에 올랐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확대하면서 2021년부터 서울 주요 권역과 경기권 등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늘리고 있다.
이어 LG이노텍 2907명(23.7%), SCK컴퍼니 2842명(14.8%), LG에너지솔루션 2519명(26.4%), 한국철도공사 2125명(10.6%), SK온 2089명(140.4%), SK하이닉스 1708명(5.8%), 대한항공 1340명(8.2%)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이마트(-2459명·-9.1%)였다. 이어 롯데쇼핑 2202명(-9.8%), KT 2000명(-9.5%), LG전자 1696명(-4.5%), 한국씨티은행 1609명(-46.9%), 한국토지주택공사 1219명(-11.5%), 홈플러스 1018명(-5.0%), 삼성웰스토리 1010명(-13.2%)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3곳이 모두 인력 감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곳이 2년간 줄인 종업원 수는 총 5679명(-8.1%)에 달한다.
CEO스코어 측은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