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북 해외 확장' 문체부, 'IP·웹소설 지원'...서울국제도서전 등 출협과 갈등 '변수'

2024-01-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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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컬처’의 확산이 중장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콘텐츠 산업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3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수출액은 53억8597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중 출판 산업의 수출액은 2억2170만 달러로 전체 중 4.1%를 차지했다. 게임(64.0%), 지식정보(8.1%), 음악(7.2%), 방송(5.5%)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비중이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 덕분이다. 출판 산업은 전년동기 대비 31.7% 증가하며, 만화(71.3%), 지식정보(39.8%)에 이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정부가 케이-북의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이하 문체부)는 25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준희)과 함께 케이(K)-북의 해외시장 진출과 출판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총 78억원(전년비 14.7% 증가)을 투입해 다양한 해외 진출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변화하는 출판환경에 맞춘 정책이 눈에 띈다. 기존 종이책 중심의 수출을 2차 저작권시장으로 확장해 출판의 수익구조를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징어게임’과 ‘기생충’ 등 한국의 이야기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출판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권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출판 지식재산 수출상담회를 개최한다. 해외 구매자를 우리나라에 초청, 기업 간(B2B) 수출상담과 투자유치, 세미나, 컨설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식재산 거래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외 대표적인 영화 필름시장에서 도서, 웹소설 등 영화‧영상화가 가능한 출판 원천 지식재산의 저작권상담과 이야기 투자유치 등을 지원하는 ‘케이(K)-스토리마켓’이 올해 처음 열린다.
 
한국의 대표 콘텐츠로 급성장하고 있는 웹소설에 대한 수출도 올해부터 적극 지원한다.
 
정책은 지속가능한 생태계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웹소설 산업환경에서 장기적으로 시장의 버팀목이 될 실력 있는 웹소설 작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웹소설 신규 번역인력도 양성한다. 특히 장기 연재와 작품 분량의 방대함으로 인해 번역비가 부담되는 출판사와 플랫폼사를 위한 웹소설 번역도 지원할 예정이다.
 
아동 부문도 강화한다. 올해는 부산에서 아동출판 콘텐츠에 특화된 도서전이 처음으로 열린다. 케이-북 중 해외 수요가 가장 활발한 아동문학과 그림책, 애니메이션, 웹툰, 교육용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아동도서 산업군의 사업과 콘텐츠 지식재산 거래를 지원해 ‘볼로냐아동도서전’에 버금가는 아시아 대표 아동도서전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출판기업 간(B2B) 거래로 수출 성과를 올리는 ‘찾아가는 도서전’이 올해는 스페인과 인도네시아, 일본에서 열린다. 이외 ‘볼로냐아동도서전(4월)’, ‘프랑크푸르트도서전(10월)’, ‘상하이아동도서전(11월)’ 등 해외 도서전에서도 출판 교류와 수출상담이 이루어진다. 올해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는 출판사 참가부스 외에도 작가 홍보관과 작가 행사, 수출 상담 등을 다양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수출 통합플랫폼(K-BOOK)도 적극 활용해 도서·작가 정보제공, 국내외 교류, 수출 상담 등을 지원하고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태국, 대만, 일본 등 11개국 수출 코디네이터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다. 영세출판사가 해외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초록과 샘플 번역, 포트폴리오 제작을 지원하고, 수출 예비인력 양성과 재직자 직무능력 교육으로 수출역량도 강화해 해외시장 접근성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인 사전 사이트에 한국의 대표 아동·그림책 작가를 소개하는 자료를 올리는 아카이빙 사업도 추진한다. 아울러 지난해 제정한 ‘대한민국 그림책상’의 문체부 장관상을 2종에서 5종으로 확대하고, 수상작에 대해서는 기존 수출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재외 한국문화원을 중심으로 한국도서 전시, 작가와의 만남, 서점 행사 등 현지 독자 맞춤 교류 행사를 추진해 해외 잠재 고객층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특히 ‘2024 파리하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파리 전역의 서점과 도서관, 문화원 등에서 한국도서 전시와 작가 행사 등을 열어 한국출판의 유럽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 출판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역량 있는 작가와 작품이 안정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수출 기반을 공고히 다져나가겠다”라며, “공공부문과 출판단체 등 민간부문 간 역할 분담에 대해서도 지속 협의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콘진원이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운영한 한국공동관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콘진원이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운영한 한국공동관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하지만 아쉽게도 문체부가 25일 발표한 방안 중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다. 1954년 첫 번째 도서전을 개최했으면, 2023년 65번째 도서전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36개국 530개 출판사(국내 360개사·해외 170개사), 작가와 연사 총 215명(국내 190명·해외 25명)이 참가해 전시와 부대행사, 강연·세미나, 현장 이벤트 등 170여 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박보균 전 문체부 장관이 재임했던 지난해 8월 문체부는 서울국제도서전 회계 보고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며 운영 주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윤철호 회장과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10월에는 출협 측이 출판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문체부 공무원 4명을 맞고소했다.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16일 설명자료를 통해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도 예년과 같이 출판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다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출협에서 직접 집행하는 것은 곤란해 합리적인 집행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자구책 마련에 나선 출협은 지난 24일 “서울국제도서전 등 여러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자 20억원을 목표로 발전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은 오는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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