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첫 대선 경선지인 뉴햄프셔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따라 한 인공지능(AI) 음성으로 추정되는 자동 녹음 전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두고 뉴햄프셔 거주자 다수가 투표 거부를 독려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짜 목소리를 담은 전화를 받았다.
가짜 전화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의 목소리를 흉내 낸 가짜 전화는 “공화당원들은 무소속 유권자와 민주당 유권자들이 예비선거에 참여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헛소리다”며 “우리는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의 가치를 알고 있다. 11월 선거를 위해 한 표를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뉴햄프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운영하는 캐시 설리번은 "이는 바이든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누군 가가 꾸민 짓"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기 때문에 엄격한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 후보 등록 자체를 하지 않아, 투표 용지에 이름조차 올라가지 않는다. 대신 바이든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이름을 투표 용지에 직접 쓰는 기명 투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인구의 90%가 백인인 뉴햄프셔가 인종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첫 경선지를 뉴햄프셔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변경했다. 그러나 ‘첫 경선지’라는 전통을 고수해 온 뉴햄프셔는 DNC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기존 일정인 23일에 비공식 프라이머리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