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페스티벌' 명성 이어가는 '화천산천어축제'...개막 15일 만에 '100만명' 돌파  

2024-01-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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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4 화천산천어축제가 개막 15일 만인 지난 20일 누적 관광객 1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화천군
22024 화천산천어축제가 개막 15일 만인 지난 20일 누적 관광객 1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화천군]

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가 2006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15번째 ‘밀리언 페스티벌’의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이 축제는 지난 6일 개막 이후 얼음낚시와 수많은 즐길거리, 최상의 빙질 유지 등 남다른 노하우로 보름 만에 누적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일 재단법인 나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관광객 102만명이 축제장을 방문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2006년부터 매년 관광객 100만명 이상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이상고온과 겨울 폭우로 인해 정상 운영되지 못한 2020년, 코로나19로 축제가 열리지 못했던 2021~2022년을 제외하면, 올해까지 15년간 ‘밀리언 페스티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축제 흥행의 요인 중 하나는 틀을 깨는 역발상과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다. 2003년 축제가 열리던 첫해 혹한의 땅 화천에서 겨울축제가 성공할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화천산천어축제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겨울축제로 발돋움했다.

2016년에는 국내 최초로 밤낚시를 도입했다. 성공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하지만 화천군은 숙박 시 밤낚시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또 한 번의 역발상으로 이를 성공시켰다. 눈이 없는 동남아시아 등 해외 관광객들을 눈과 얼음의 축제로 끌어 오겠다는 전략 역시 성공했다. 이제 축제는 외국 여행객들이 겨울철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코스로 자리 잡았다.
 
메인 프로그램인 얼음낚시 이외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흥행을 이끌고 있다. 산천어 낚시를 일찍 마친 관광객들이 곧장 귀가하지 않도록 눈썰매와 얼음썰매, 짚라인, 버블슈트 체험, 조경철 천문대 부스, 과학교실, 호국이 체험관, 겨울문화촌 등을 마련했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이 직접 참여하는 에티오피아 홍보관에서는 관광객들에게 평화의 의미를 일깨우고, ‘커피의 고향’에서 공수한 원두의 향과 맛을 선사했다.
 
특히 화천산천어축제 방문객들에게 세계 각지의 유명 겨울문화를 소개한 전략이 적중했다. 하얼빈 빙등기술자들을 초청해 조성한 실내얼음조각광장은 하얼빈 빙등제의 축소판으로 불리며, 얼곰이성 눈조각에서는 일본 삿포로 눈축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열리는 선등거리 페스티벌은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의 흥겨운 거리공연을 연상케 하며, 축제장에 마련된 산타 우체국은 핀란드 로바니에미시의 산타 우체국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올해는 4년 만에 핀란드 현지에서 리얼 산타와 요정 엘프를 초청해 어린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이러한 축제의 특별함은 국내는 물론 외신들의 관심도 이끌어 냈다. 실제 뉴욕 타임스는 최근 온라인판을 통해 화천산천어축제를 '올겨울 아시아에서 꼭 봐야 할 축제 5곳' 중 한 곳으로 소개하며 ‘매년 강에서 산천어를 잡을 기회가 수많은 관광객을 대한민국의 끝에 있는 이 추운 곳으로 불러들인다’고 보도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관광객과 지역주민이 모두 웃는 국내 대표적인 ‘상생축제’다. 관광객들은 입장료의 30~50%를 상품권으로 돌려받아 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사거나, 화천지역에서 현금처럼 사용해 경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역 농업인들은 농산물 판매로 소득을 올리고, 소상공인 역시 상품권 유통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를 누린다. 축제장 공식 먹거리 장터와 기념품점에서는 사전 협의로 공시된 가격이 적용돼 ‘바가지 논란’의 여지조차 남겨두지 않았다. 이러듯 철저한 화천산천어축제의 상생 노력은 매년 축제 재방문율 50%를 훌쩍 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4 화천산천어축제의 성공은 안전과 타협하지 않는 완벽주의, 그에 대한 관광객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화천지역에서는 지난달 첫 얼음이 얼었지만 이어지는 포근한 날씨로 두께 10㎝가량의 얼음이 이내 녹아 버렸다.
 
화천군은 좌절하지 않고 21년간 축적된 결빙 노하우를 총동원해 수량과 유속을 조정하며 다시 시작될 추위를 기다렸다. 결국 축제 개막 이전에 두께 25㎝ 이상의 얼음판을 만들어 냈다. 전국의 얼음낚시 축제 중 일정대로 정상 개최한 축제는 화천산천어축제가 유일했다. 축제 이전부터, 축제 기간 내내 매일 재난구조대를 물속에 투입해 얼음의 두께와 강도를 점검하는 꼼꼼함 역시 관광객 신뢰를 끌어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안전과 타협하지 않는 자세, 최고의 축제를 선물하겠다는 모든 공직자와 축제 종사자들의 마음가짐이야말로 화천산천어축제가 21년간 지속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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