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유래 없이 구속되고 관련 공무원들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어 분위기가 뒤숭숭한 김천시가 이번엔 ‘김천시시설관리공단’의 이사장 공모 문제로 혼란에 휩싸였다.
김천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은 지난해 12월 이사장 채용 공고를 하고 채용 절차에 들어갔다.
공고 결과 총 6명이 지원해 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이 중 3명을 후보자로 추천했다. 이는 임원추천위원회가 3배수 추천의 원칙을 고수한 결과로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제56조의4 제3항에 근거해 2배수 이상을 추천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을 임원추천위원회가 채용 과정의 공정을 기할 것을 목적으로 3배수 추천을 고집하면서 발생하게 됐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의 입장은 지방공기업법시행령 제56조의4 제3항의 2명 이상의 인원을 추천해야 한다는 근거를 들면서 2명으로 모집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사장 공모 절차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절차를 마치고 임명 권한이 있는 김천시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대구 경북지역의 한 법조인은 “‘임원추천위원회’의 3배수 선발 취지에 비춰 볼 때 3배 추천이 공정을 기하는 목적에서 시행됐으므로 재공고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면서 “우리 민법 제106조의 취지에 비춰 볼 때도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임원추천위원회’가 3배수를 선발한 취지를 존중해 재공고를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 이사장 A씨의 석연찮은 사퇴 이유다. A씨는 임기 만료 3개월을 남겨두고 돌연 사퇴했다. 공단 측에 따르면 A씨는 일신상의 이유로 이사장직을 수행하기 힘들어서 사퇴했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이사장 재모집에 지원할 수 있느냐는 의문과 비난이 김천시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A씨의 사퇴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해 사퇴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다.
이에 대해 김천시 관계자는 “전 이사장 A씨의 진짜 사퇴 이유는 “A씨가 현직에 있을 경우 ‘임원추천위원회’의 장이 돼 추천을 해야 하는 위치에 처하기 때문에 A씨 자신이 차기 이사장 모집에 지원하는 입장에서 자기를 추천하면 셀프 추천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런 불공정한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부득이 3개월 전에 사퇴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천시민들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이 또다시 이사장을 하겠다고 지원한다는 것은 뭔가 석연찮다고 입을 모으며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역의 원로 정치인 K씨는 “지금 현직 시장이 임기 중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에 자중하고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천시와 산하기관 고위 공직자들이 성급하고 경솔한 처신을 해 지금과 같은 혼란을 초래한 데에 대해서는 시민들께 깊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천시의회는 지난 5일 김천시관리공단의 이사장 부재 및 채용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