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의 '새로운미래'(가칭)와 개혁신당이 본격적인 창당 절차를 밟으면서 빅텐트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제3지대에서 빅텐트 구성 시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것은 미래대연합이 처음이었다. 이원욱 공동대표는 지난 15일 CBS 라디오에서 "가급적이면 설날 전에 국민들의 설 밥상에 '정말 저런 정당이 있구나'라고 하는 것들을 하나 보여드리고 싶다"며 단일 정당 구성 시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준석·이낙연·양향자(한국의희망)·금태섭(새로운선택) 대표 등을 다 모아서 하나의 정당으로 가보자고 하는 목표"라며 "하나의 제3지대 정당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응천 공동대표도 같은 날 MBC라디오에서 빅텐트 구성 시점에 대해 "1차 목표는 설 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낙연 신당'이 아무리 빨라도 이달 말 전 창당하긴 힘들 것"이라며 "개혁신당은 20일쯤 창당 절차를 완료하는데, 이러면 창당 자체가 합당용 창당 같이 된다"고 우려했다.
미래대연합 입장은 이튿날 바로 뒤집혔다. 박원석 공동대표는 16일 확대운영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할 건지 국민에게 설명하는 게 우선"이라며 "통합하는 게 우선이 아니다"고 했다.
또 이원욱·조응천 공동대표 발언에 대해선 "물리적, 정치적 통합이 아니더라도 일종의 정치적 선언 같은 것을 해야 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선 미래대연합이 입장을 뒤집은 게 맞는 선택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배종찬 정치평론가는 "설 전에 하는 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선거운동시작 기간(3월 28일)을 고려하고 공천 정리도 해야 한다"며 "이미 지역에서 뛰고 있는 예비후보자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저런 교통정리 시점까지 따졌을 때 (빅텐트) 데드 라인은 다음달 20일 정도"라고 전망했다.
이어 "2월 20일에 합당해서 서류 처리를 다 마치면 3월 정도가 된다. 그래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호 3번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각 세력이 자신의 세력을 최대한 끌어모으고, 내부 설득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도부도 지금까지 각자가 해온 정치 행적, 이념과 지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합을 맞출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역시 "미래대연합도 2월 초에나 창당을 완료할 예정이지 않느냐"며 "현실적으로 빅텐트 구성을 빨리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선거제도 변수인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면 빅텐트가 안 꾸려질 수도 있다"며 "연동형으로 가면 중소 정당들이 의석수를 확보하기 굉장히 쉬워지기 때문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