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대 제약시장인 중국 바이오 제약 기업들도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를 대거 찾는다.
JPM은 매년 1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업계 최대 규모 행사로, 600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과 8000여명의 기업 및 투자자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중국 기업들이 이 자리에서 어떤 계획과 기술 수출 등 성과를 내놓을지 관심이다.
올해 참석 기업 중 눈에 띄는 곳은 2010년 설립된 항암제 개발 전문 바이오 제약사 베이진이다. 미국·홍콩·상하이 등 3곳에 상장된 대표적인 중국계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지난 2019년 1호 신약 항암제 브루킨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2호 신약 항 PD-1 면역항암제 테빔브라(티스렐리주맙)가 유럽약품청(EMA) 승인을 받는 등 성과가 두드러진다. 2021년 국내에도 진출해 브루킨사와 테빔브라를 앞세워 암 치료 시장에서 빠르게 영토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노벤트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협력사로 특히 최근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 개발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중국은 오늘날 미국에 이은 세계 2대 제약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2년 중국 내 의약품 지출액은 1660억 달러(약 218조원)로, 향후 5년간 약 300억 달러 더 팽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과거 다국적 제약사 약품을 베끼기에만 급급했던 중국 바이오 제약회사들은 최근 '모방자'에서 '혁신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디지털 기술 발전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바이오 제약은 중국의 첨단 제조업 발전 전략인 ’중국제조 2025’에 우주항공, 반도체, 로켓 등과 함께 10대 핵심 육성 산업으로 포함돼 중국 정부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중국은 생명공학 산업에 1조5000억 위안 이상을 쏟아부었다. 특히 신약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규제를 허물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외국인 투자 기업의 해외 바이오의약품의 임상 시험과 제품 등록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장려하고 있다.
물론 규제 리스크도 존재한다. 미·중 지정학적 갈등 속 반도체·인공지능·양자컴퓨터뿐만 아니라 바이오 기술 방면에서도 미국의 제재 압박이 거세진 것. 미국 정부가 중국이 자국산 바이오 기술을 빼가는 것을 우려해 중국 자본의 미국 시장 접근에 대한 거래 감시를 강화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의료·제약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반부패 사정 작업에 나서고, 국가 안보를 이유로 업계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시장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