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바이오 기업 수장이 나란히 미국으로 날아갔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달 8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메인 트랙(Main Track) 발표자로 K-바이오를 알리는 데 앞장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42회째를 맞은 JPMHC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메인 트랙에, 아시아·태평양(APAC) 세션에는 SK바이오팜, 롯데바이오로직스, 카카오헬스케어, 유한양행이 공식 초청을 받았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존 림 대표는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5~8공장 건설을 통한 올해 수주 전망과 중장기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만의 차별화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알리고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올해 가동을 목표로 삼은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노바티스 등 글로벌 빅파마들에서 CDMO 역량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외형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누적 수주액은 3조5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이다. 지난 한 해 공시된 신규 수주와 증액 계약 중 1000억원 이상만 총 9건에 달한다. 이 같은 ‘빅딜’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3분기 창립 이래 최초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연간 누적 수주액은 3조원을 돌파하는 등 초격차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역시 올해 첫 해외 출장으로 샌프란시스코를 택했다. 셀트리온 출범에 맞춰 4년 만에 무대에 서는 것이다. 서 회장은 지난달 그룹 숙원사업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합병 작업을 완료한 가운데 이번 발표에서 ‘통합 셀트리온’ 합병 마무리를 위한 청사진 등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를 받은 짐펜트라(유럽명 램시마SC)가 다음 달 29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짐펜트라 매출 확대와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업계 관심사였던 인수합병(M&A) 딜의 윤곽이 나올지도 기대된다.
특히 이번 발표에는 서 회장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공동의장 겸 경영사업부 총괄이 함께 나서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에선 통합 셀트리온 출범과 함께 2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사장 등도 직접 발표에 나선다.
이동훈 대표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에 대해, 이원직 대표는 2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 운영 계획 등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김열홍 총괄사장은 폐암 신약 ‘렉라자’와 함께 주요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