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중소기업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공식 PMI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면서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12월 제조업 PMI가 50.8로 집계됐다고 2일 발표했다. 지난 8월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전월치이자 시장 전망치인 50.8을 0.1포인트 웃돌면서 두 달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PMI는 신규 주문, 출하량, 생산, 재고, 고용 등에 관한 설문을 통해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2월 공식 제조업 PMI는 전달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49.0을 기록했다. 이는 6개월 만에 최저치로 석 달 연속 기준선을 밑돌면서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공식 PMI는 국유·대형 기업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하는 반면 민간 PMI는 수출기업과 중소기업 경기를 주로 측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수요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용 시장에는 한파가 계속됐다. 차이신 제조업 PMI 하위 지수 중 고용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기업들이 직원 퇴직으로 발생한 빈자리를 신규 고용을 통해 채우지 않고, 오히려 수요 감소를 이유를 인력 축소에 나선 것이 고용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식 PMI가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고용지수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중국 제조업 경기가 안정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저 차이신 싱크탱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는 올해 계속해서 개선되겠지만 대내외 수요가 여전히 부족하고, 특히 고용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앙정부는 안정적인 고용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더 많이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이신은 제조업 650곳의 기업 구매·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매출·고용·재고·가격 등에 관한 설문을 통해 PMI를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