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5대 국유은행이 예금 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당국이 온라인게임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94포인트(0.13%) 하락한 2914.78, 선전성분지수는 35.78포인트(0.39%) 내린 9221.3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2거래일 만에 다시 ‘팔자’를 외쳤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25억1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4억28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20억82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교통은행 등 중국 5대 국유은행은 이날부터 1년·2년 만기 예금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0.20%포인트, 3년·5년 만기 장기 예금 금리는 0.25%포인트 낮췄다.
예금 금리 인하로 소비 진작, 은행 수익성 개선 효과는 물론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의 추가 인하 여지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팅루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예금 금리는 은행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세를 완화하고, 인민은행이 내년 1월에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둥우증권의 고정수익팀은 보고서를 통해 “예금을 소비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부양책 호재에도 이날 하락세를 보인 종목은 4000개를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가운데 948개 종목이 상승, 4033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보합을 기록한 종목은 105개였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이날 공지를 통해 ‘온라인게임 관리 방법’ 초안을 공개하고 내년 1월 22일까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힌 게 악재로 작용했다.
초안에는 △일일 접속 시간 제한 △최초 충전(게임머니) 한도 설정 △연속 충전 제한 △이용자의 접속 및 결제 유도 장치 금지 △투기·경매 등의 형태로 게임 아이템의 고액 거래 제공 금지 등이 포함됐다.
즉 게임을 장시간 하거나 게임 아이템 구매에 과도한 소비를 하는 것을 조장하지 말란 얘기다. 아직 의견 수렴 단계이기는 하나 규제가 시행되면 게임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으로 타오지커지(002605), 중원촨메이(600373), 싼치후위(002555) 등 20개 이상 게임주가 하한가를 기록했고, 헝싱둥팡(300081), 푸춘구펀(300299)은 각각 8.74%, 11.43% 밀렸다.
반면 경량 소재 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PEEK) 테마주와 금속, 해운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도 게임산업 규제 예고에 크게 흔들렸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69% 하락한 1만6340.41로 장을 닫았다.
왕이(넷이즈09999)는 26.39%, 텅쉰(텐센트·00700)은 13.24% 급락했다. 이 두 종목이 항셍지수 및 항셍기술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1%, 14%가량이다. 빌리빌리(09626)와 콰이서우(01024)도 각각 9.67%, 7.22%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