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 국유은행이 지난 9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예금 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 잇단 대출 금리 인하로 악화한 은행 수익성을 개선하고 소비를 진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2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날 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교통은행은 예금 금리를 낮춘다고 밝혔다. 전날 예금 금리 인하를 공시한 공상은행까지 5대 국유은행이 모두 예금 금리를 낮춘 것이다.
중소은행들도 국유은행에 발맞춰 점차적으로 예금 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초상은행 역시 이날 1~5년 만기 예금 금리를 전부 국유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
5대 국유은행이 예금 금리를 인하한 건 지난 6월과 9월에 이어 올해 들어 벌써 3번째다. 특히 인하 폭이 가장 컸던 장기(3·5년 만기) 예금 금리는 올해 총 65bp 인하됐다. 저축 의욕을 꺾어 소비를 진작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둥우증권의 고정수익팀은 보고서를 통해 “장기 예금 금리 인하 폭이 크면 (시중자금이) 정기 예금으로 쏠리는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며 “예금을 소비로 전환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의 재정 부양책으로 악화한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다.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3분기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1.7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신증권은 “재정 부양책의 일환으로 대출 금리가 인하되면서 이자마진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은행들의) 경영상의 압박이 가중됐다”고 짚었다.
실제 인민은행은 대출우대금리(LPR)를 201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인 3.45%로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4년물 LPR도 4.2%로 지난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류룽 건설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LPR과 주담대 인하, 기업 자금조달 지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수익성이 악화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예금 금리 인하로 LPR의 추가 인하 여지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제일재경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의 유연성·정확성·효율성을 강조한 만큼 내년 상반기 LPR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예금 금리 인하 조치는 LPR 금리 인하의 여지를 열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