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3곳 쓰러졌다...미분양·경기침체에 중소·중견건설사 위기증폭

2023-12-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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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도 난 건설사 16곳…태영건설 부도설도 퍼져

건설사 자금경색으로 부실 우려 확대…"내년 더 악화할 것"

서울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서울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이달에만 지방 건설사 3곳이 부도처리(금융결제원 당좌거래 정지업체)되는 등 중소·중견건설사의 자금 경색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 내년 건설 투자가 올해보다 감소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 ‘경고등’이 켜지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부실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광주 지역 중견건설사 해광건설이 금융권에 돌아온 당좌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된 것을 비롯해 전북 전문건설업체 대도토건, 자금난을 겪던 경남의 남명건설 등 이달에만 3곳이 부도처리됐다. 이들 업체를 포함해 올해 부도처리된 건설업체(전문건설업체 포함)는 총 16곳에 달한다. 지난 2021년 12곳, 2022년 14곳보다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13일엔 증권가를 중심으로 시공능력평가 16위인 중견건설사 태영건설의 부도설·워크아웃설이 퍼지는 등 부동산 PF 부실에 대한 시장의 위기감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11월 말 기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태영건설은 “올해 2~3분기 실적이 잘 나오고 최근 태영인더스트리 매매 계약이 체결돼 매각대금으로 추가 유동성도 확보된 상태”라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태영건설이 지난 9월에도 유동성 악화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는 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 시사 발언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설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2일 "(부동산 PF에서) 사업성이 미비한 사업장이나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금융사의 경우 시장 원칙에 따라 손실부담 등을 전제로 한 자기 책임 원칙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해 부도처리 건설사뿐 아니라 문을 닫는 건설사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총 531곳으로, 지난해 362곳보다 47%가 증가했다. 전문건설업체까지 포함하면 3316곳이 폐업신고를 했는데, 작년 같은 기간(2632곳) 대비 26%가 많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자금여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사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하며 부동산 PF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내년 상반기 중 지방·중소건설업체부터 부도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건설투자가 올해보다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높인다. 14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내년 건설투자 규모가 올해(263조원)보다 2.4% 감소한 257조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건정연은 또 브리지론 대부분이 2024년 만기 도래할 예정으로 향후 1년간 PF 손실 부담이 과중할 것으로 봤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올 들어 건설수주, 건축허가, 착공, 분양 등 거의 모든 건설 선행지표가 역대급으로 부진한 상황에다 건설공사비 부담과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 PF 연체율 증가 등 자금시장 경색으로 내년 건설경기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국기업평가(KR)는 내년 PF 우발채무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들어 PF 차환 리스크가 심화하며 업계 전반의 유동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자금조달의 불확실성, 높은 PF금리에 따른 사업성 약화 등 건설업계에 불리한 사업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지금처럼 주택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면 분양경기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올해 신규수주 축소 등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건설사들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금흐름 저하와 운전자본 부담 확대, 높은 금융비용 등으로 건설사 재무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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