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둔화에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음식료주마저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은 추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한 판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14일 중국 금융 매체 둥팡차이푸 초이스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음식료 기업 44곳이 총 37억400만 위안(약 672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하물며 전날 중국 증시에서는 음식료주가 3.12%나 급락하며 먹구름이 잔뜩 긴 부동산주(-2.08%)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음식료 상장사들의 매출은 주가 성적과 비교했을 때는 양호한 편이다. 현지 증권사 통계에 따르면 음식료 상장사 125곳의 1~3분기 매출은 약 7900억 위안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58% 늘었다. 82곳은 지난해 보다 순이익이 늘었고, 이 중 5곳은 두 배 이상 뛰었다. 적자를 본 기업은 단 19곳이다.
비교적 탄탄한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중국 소비 둔화 전망 때문이다. 음식료주는 대표적인 내수주다. 경기 둔화 우려에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음식료 관련 매출이 쪼그라들 것이란 분석이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
특히 지난 11~12일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수 진작이 기술 혁신에 밀려 두 번째로 언급되면서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회의에서는 내수 진작이 1순위 과제였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으나 주가 반등은 기본적으로 소비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주단펑 광둥성 식품안전보장촉진회 부회장은 증권일보에 “내년도 (음식료) 업계 흐름은 여전히 소비 회복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사주 매입 소식에 이날 음식료주 리쯔위안(李子園·605337.SH), 하이톈웨이예(海天味業·603288.SH) 등은 장중 한때 1.5%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