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 상황과 유류 수급 등 불확실한 요인이 여전하다"면서 "현재로서는 유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 등을 통해 휘발유는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각각 37%씩 인하돼 있다. 당초 유류세 인하 조치는 지난 10월 말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원유 감산 조치 연장과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따라 2개월 더 연장된 바 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특히 세수 부족 상황이 여전한 만큼 유류세 인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기존 인하 조치를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이 총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동안 유가가 안정되는 줄 알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상승세로 돌아가는 상황이 많았다"면서 "오해가 있을 듯 해 4~6개월 연장하지 않고 예전과 마찬가지로 2개월만 연장했다. 그 이후 상황은 새 경제팀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치인 1.4%에 부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초 정부가 전망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 한동안 0%대나 마이너스 성장 얘기가 돌았지만 낙관적인 수치가 나오는 것을 보면 세상이 조금 바뀌는 듯하다"면서 "상반기 0.9%, 3분기 1.4% 성장한 가운데 4분기 2% 초반대 성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총리로 마지막 간담회 "레고랜드 사태, 가장 큰 위기"
추 부총리는 이날 사실상 부총리로의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열은 지난 4일 최상목 전 경제수석비서관을 차기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바 있다. 추 부총리도 "오늘 아니면 자칫 다시 들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지난 1년 8개월을 돌아보면서 가장 큰 위기 순간으로는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발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를 꼽았다. 그는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 불안이 극도에 달했을 때 언론과 전문가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위기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며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기 전에 비상 상태로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여러 기관들과 지혜를 모아 대응에 나선 덕에 비교적 무난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소속된 국민의힘 내에서 여러 과정이 남아있다. 다만 이 자리를 떠나는 순간 제 지역구인 대구 달성의 국회의원으로 돌아간다"며 "국회의원이 해당 지역구에서 미래 정치 행보를 진행하는 건 모든 정치인의 공통사항으로 보인다. 명백히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은 달성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임인 최 후보자에 대해서도 "평생 함께한 동료이기도 한데 저보다 훨씬 역량이 뛰어나다. 떠나는 마음이 굉장히 홀가분하고 든든하다"고 추켜세웠다. 내년 경제 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는 "새로 정책을 끌어갈 사람이 발표해야 시장이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임 부총리가 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