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전 폴란드 총리가 폴란드의 신임 총리로 확정됐다. 폴란드의 우파 정치가 끝나고 친EU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하원에서 실시된 투스크 전 총리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 248표, 반대 201표로 그의 총리 지명이 확정됐다. 같은 날 실시된 현 집권당 민족주의 우파 성향 법과정의당(PiS) 소속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현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는 부결됐다.
투스크 전 총리는 오는 13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선언과 함께 공식 취임한다. 이후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 참석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투스크 전 총리와 함께 지난 10월 총선에서 승리한 야권 연합은 내각 구성 등에 있어 내부적으로 합의한 상태다.
투스크 전 총리는 과거 2007∼2014년 총리를 역임했고 2014년부터 5년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맡은 바 있다.
투스크 전 총리가 신임 총리로 확정되면서 폴란드의 노선도 친EU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PiS는 EU와 잦은 분쟁을 벌여왔지만 투스크 전 총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역임한 만큼 'EU통'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친EU 행보가 예상되자 이미 체결된 한·폴란드 간 방산 계약에 불똥이 튈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야권 연합의 일원인 '폴란드 2050' 소속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며 지난 10월 15일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쓰지 않고 국가 관리에만 권한을 제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방산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는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