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노리는 中 비야디…상용차는 '엄지척' 승용차는 '글쎄'

2023-12-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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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국버스 비중 절반 육박 44.8%

승용차 시장 난항...반중정서 등 원인

중국 자동차업체 비야디(BYD)가 국내에서 소리 없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4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전기버스를 중심으로 상용차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반중 정서, 과거 실패 사례 등을 원인으로 승용차 시장에서는 출시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올해(1~10월) 전기버스 시장에서 총 111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인 73대와 비교하면 52.0% 증가한 수치다.

판매량 자체만으로 보면 높지 않은 수치지만, BYD의 판매량이 주목되는 건 성장세에 있다. 올해 전체 전기버스 시장에서 BYD의 점유율은 7.3%로, 지난해(3.5%)와 비교하면 1년 만에 2배가량 증가했다. 처음 국내에 진출했던 지난 2018년 20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BYD의 빠른 성장에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버스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이 바탕이 됐다. 올해 1~10월 국내에 판매된 중국산 전기버스는 675대로, 전체 전기버스 판매량(1514대)의 44.8%를 차지했다. 2021년과 비교해서는 8.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국내에 처음 도입된 지 6년 만에 전체 시장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또한 저렴한 가격 역시 한몫했다. 중국 전기버스는 대당 수입 단가가 1억5000만원 수준으로 3억원대인 국산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최대 70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으면 차량 가격의 절반 가까이 아낄 수 있다.

BYD가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에는 비교적 회의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을 생각하면 의외라는 평이다.

BYD가 한국 승용차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중국 현지에서 가져와 전국 주요 딜러사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BYD와 전국 딜러사 간의 교류 소식은 자동차업계에 빠르게 번졌고,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설이 나왔다. 이후 기존 인천지역 외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새로운 업무시설을 마련하는 등 BYD의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은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한국 법인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BYD 본사가 예상과는 달리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주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본사에서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에 대해 이전보다 회의적으로 입장이 바뀐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 등을 연초보다 더 안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과거 실패 사례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2년 내 신차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2102명 가운데 38.8%가 "아무리 값이 싸도 중국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최근까지 중국 자동차 기업이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연달아 실패한 것도 이유다. 지난 2017년 중국 북기은상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켄보600이 국내 출시됐다. 하지만 첫 해 3000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켄보는 300여대가 팔리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00만원 초반의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중국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승용차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다"라며 "현재는 상용차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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