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스포트라이트 지역구] 분당을, 김은혜·박민식 '신경전'...지역 민심은 스타보다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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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선 전 내리 3선 했던 곳

尹정부에 대한 실망·야당 비호감 교차

"최고 관심사는 '경제·재건축' 한 목소리"

현역 김병욱 '지역 다지기' 나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성남 분당구 야탑동에서 열린 여성지도자협의회 송년의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장선아 수습기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성남 분당구 야탑동에서 열린 '여성지도자협의회 송년의밤'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장선아 수습기자]

여권 내 스타 정치인들이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 일제히 출사표를 던졌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 간 신경전이 예고된다. 현 국민의힘 분당을 당협위원장직은 공석이어서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분당구는 여당 지지세가 강한 편이어서 내년 총선에서 여권이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역구 중 한 곳이다. 이들 스타 정치인이 이곳을 탐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공은 박 장관이 열었다. 그는 현직 장관인 상황에서 후임자가 발표되자 곧바로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분당을 출마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자가 내정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분당 출마설이 나온다. 전 당협위원장인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분당을 출마 의사를 전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박 장관과 김 전 수석 간 경선 경쟁이다. 김 전 수석이 원래 지역구인 분당갑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그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당내에서 안철수 의원과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는 만큼 버거운 싸움이 예상된다.
 
현재 분당을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임태희 경기교육감(전 한나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했을 정도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기 때문에 어느 정당이 유리한지는 예측이 어렵다.
 
지역 민심은 어떨까. 지난 7일 수인분당선 정자역과 수내역 일대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마음은 특정 정당을 향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은 유권자들이 많았다. '제2의 강남'으로 불리며, 여권 깃발만 들면 당선되던 때와는 달랐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비호감이 교차했다.

분당에서 만난 60대 택시기사 A씨는 "정치를 해본 사람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 분당이 아무리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고 해도 윤 대통령이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수진영에서 유명한 사람이 와도 힘들 것 같다. (정치)활동한 경력도 없으면서 이름만 있는 사람이 오면 되겠나"고 일침했다.

민심은 지역을 위한 일꾼을 원했다. 스타 정치인이든, 대선 주자급이든 상관없다는 얘기다.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전하는 민심은 한겨울 날씨만큼 차갑고, 냉철했다.
 
40대 자영업자 B씨는 "지역구 의원이 김병욱인 줄도 몰랐다. 4년 동안의 활동 중 하나도 기억에 남는 게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민식이 누군 줄도 모르겠고 새로운 사람은 증명이 된 게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30대 주민 C씨는 "김은혜는 분당갑에서 국회의원을 한 적도 있고 여러 가지 분란의 소지가 많다. 계속 이어간다면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박 장관이 분당에 20년 살면 뭐하는가. 도움을 준 게 있나. 어느 쪽 의원이든지 재건축을 챙겨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7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 현안 성사 현수막이 수인분당선 정자역 앞에 붙어 있다 사진구동현 수습기자
지난 7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 현안 성사 현수막이 수인분당선 정자역 앞에 붙어 있다. [사진=구동현 수습기자]
 
돌고래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상인들의 반응을 들어봤는데, 다들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시장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경제'를 외쳤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60대 D씨는 "일단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 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모든 법안을 그냥 통과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기네들이 하는 건 모두 옳다는 식"이라며 "동네 사람 모두 야당을 싫어한다"고 덧붙였다.
 
20년째 미용실을 운영하는 60대 E씨는 "분당 전체 지역민 최고의 관심사는 재건축"이라며 "물가가 올라 원재료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 반면에 임금은 인상을 못 시키고 있다. 수익도 작년보다 100만원가량 줄었다"고 토로했다.
 
현역인 김 의원은 이 같은 민심을 의식해 지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보수지지세가 강한 분당을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분당구 야탑동 라온제나 분당에서 열린 '여성지도자 협의회 송년의 밤'에서 기자와 만나 박 장관과 김 전 수석의 출마에 대해 "김 전 수석은 분당갑에 갔다 도지사로 출마했다가 다시 오려고 하고 박 장관은 부산에 있다 분당갑에 있다가 이곳에 오려고 하는데 그만큼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지역구라는 뜻"이라며 "분당 주민들 입장에서는 여러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답했다.
 
출마의사를 밝힌 박 장관은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박 장관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권 내 출마 과열 양상에 대해 "당의 공천관리위원회 절차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역구 내 인지도가 다소 약해 보인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지금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서 그런 것"이라며 "선거 경험이 많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도 야권의 자신감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분당을을 결코 만만한 지역구라고만 보다가는 큰코 다친다. 벌써 전·월세 비중이 50%가 다 돼가고, 여기가 실제로 옛날에 손학규 의원한테도 한 차례 진 적이 있다"며 "분당을이 좀 좋지 않겠나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오면은 그거는 패배 선거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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