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수출액이 연말 수요 폭증에 힘입어 7개월 만에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났다. 반면 수입액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내수 둔화를 시사했다.
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11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2919억 3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0.5% 증가했다. 전달(-6.4%)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면서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1.1%)도 훌쩍 뛰어넘었다.
중국의 월간 수출액은 지난 3월 리오프닝 효과로 14.8%까지 반등한 뒤 2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5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7월(-14.5%)에 2020년 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하지만 8~10월까지 3개월간 한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낙폭을 조금씩 줄여왔다.
이번에 수출이 깜짝 증가세를 보이긴 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낮은 기저효과와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하면 마냥 낙관적인 성적은 아니다. 11~12월에는 서양의 최대 명절 크리스마스와 연말 휴가 시즌이 있어 통상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천호웨이 싱가포르대화은행(UOB) 이코노미스트는 “11월 수출 증가율이 예상을 뛰어넘긴 했으나 수출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진 않는다”라고 짚었다.
같은 날 발표된 수입 지표는 암울했다. 11월 수입액은 2235억 4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중국의 수입액 증가율은 전달(3.0%)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시장 전망치(3.3% 증가)와도 거리가 멀었다. 이로써 중국의 11월 무역 수지는 683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2.9% 증가했다.
철광석, 원유, 석탄, 천연가스, 대두 등 주요 원자재 수입 증가율이 두드러졌고, 전기 기계 제품 수입액은 6.5% 떨어졌다.
중국이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제 회복을 꾀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입 감소는 중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모습이다.
핀포인트에셋 매니지먼트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미국 경제가 냉각되고 있어 내년 중국의 성장 동력으로 수출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며 “중국은 2024년에도 내수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