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 하위 20% 이상을 컷오프 하기로 했다. 당무감사위원회는 최근 전국 204곳 당협위원회의 22.5%에 달하는 46명의 당협위원장을 공천 배제 대상자로 권고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당초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2차 혁신안으로 제안한 '하위 20% 공천 배제'보다 더 나아간 방안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당무감사와 함께 현역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현장 객관적인 점수를 끊으면 20%를 넘어서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곧 출범할 공관위 판단에 따라 추가 컷오프가 단행될 수 있다.
이번 컷오프 평가 기준에는 당 지지도와 현역 의원 지지도 간 격차가 반영된다. 하위 46명의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반영해 이를 공관위에 권고한다는 것인데, 공관위 출범과 함께 영남권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물갈이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현역의원 평가에 대해 "공천 시스템에 약간 변화를 줘서 혁신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 비주류계 의원들 사이에선 이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가 시스템 공천이라는 틀을 건드려서 당의 분열만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 약속한 시스템 공천의 핵심을 바꿔선 안 된다"며 "다음 지방선거 때도 상황논리에 맞추고 지도부 해석에 맞춰서 시급하게, 선거 몇 달 앞두고 다시 변경시킬지 어떻게 아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이 편의주의로 가면 당헌은 누더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설훈 의원은 "고쳤을 때 생기는 불협화음과 문제점보다 잘 돼 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하는 게 낫다"며 "시스템 공천에 대해선 손을 안 대는 게 당의 분열을 막고 단합해 나갈 수 있는 지혜"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현역의원들 사이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룰 개정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원외에서 내년 국회에 입성을 노리는 지역 인사들 사이에선 룰 개정을 환영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TK 지역에서 출마를 고민 중인 한 원외 여당 인사는 "현역 중에서도 실적 안 좋은 사람들을 물갈이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실적도 안 좋은 사람에게 계속 의원직을 주는 건 지역과 당, 국가 모두에게 손해다. 반발할 게 아니라 본인들 실적으로 증명하면 될 것 아니냐"고 따졌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활동하는 민주당 원외 인사는 "만약 하위 평가 받은 의원들의 감산 비율을 늘리는 게 아니라 10%로 줄인다고 했을 때도 저렇게 반발했을까"라며 "현역들이 받는 이점이 많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번 당헌·당규 개정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이나마 바로잡는 조치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