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 "내년 차세대 시스템 오픈해 도약…장기보험 시장 진출 채비도"

2023-1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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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계열사 디지털 플랫폼 '판매채널'로 활용 가능

'건강·부동산·모빌리티·펫·전자기기·소호' 상품 총력

데이터 활용·주도적 리스크 평가 기반해 상품 개발

긴 호흡으로 디지털사 수익구조 지켜봐줘야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내년 상반기까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해 상품 및 판매 다양성을 추구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디지털 손해보험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장기보험을 준비 중입니다. 장기보험을 통한 데이터로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 데 힘을 쏟고자 합니다."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는 향후 운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강 대표는 20여 년간 손해보험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보험 전문가다. 강 대표는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생 시절 '카페24' 등 스타트업에서 정보기술(IT) 솔루션과 서비스 개발 프로그래머 경력을 쌓기도 했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해선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 및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과 리스크 관리 업무 등을 맡았다. 특히 그는 삼성화재에서 디지털 관련 업무를 다수 진행했다.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수·합병(M&A) 전략 수립 및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시스템이 완료되면 상품 다양화는 물론, 신한금융 계열사들의 모바일 앱을 판매채널로 쓸 수 있어 관계사들과의 시너지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강 대표는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장기보험으로 취득한 데이터 기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대표를 맡으신 지 1년이 좀 넘었다. 그간의 소회를 밝히자면.

먼저 내부적으로 보면, 기존 사업에 대한 재건을 위해 수익 구조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고, 이와 함께 디지털 손보사로서 인프라를 구축해 보자는 목표도 세웠다. 결론적으로 절반의 성공이 있었다고 본다.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외부적인 부분에서는 올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등 다양한 규제가 디지털 혁신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일부 제약이 있었다고 본다. 아울러 언론을 포함한 외부 시선도 차가웠다. 대형사들은 이미 어른이고, 디지털이라는 화두로 시작된 디지털 손보사들의 경우 아직 어린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수익성 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디지털 보험사에 대한 응원과 케어를 요구하는 여론이 필요해 보인다.

-내부적인 측면에서 절반의 성공이 있었다고 했는데…구체적인 성과 등을 짚어본다면.

신한EZ손보 출범 후 기존 시스템을 살펴보니 약 13년된 시스템이었다. 이에 차세대 시스템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내년 상반기에 관련 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다. 해당 시스템은 클라우드로 운영되며, 채널 허브라는 것을 만들어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단기간 내 차세대 시스템을 만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자체적인 이익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제가 처음 왔을 때 회사가 480억원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고, 올해 연말에는 80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계약 및 리스크 분산을 통해 이익을 안정화시켰다. 

상품적으로는 기존 자동차 연장 보증이라고 하는 보험상품 등을 위주로 운영했었는데, 현재는 해당 상품 외에도 재물, 배상 책임, 상해 등으로 리스크 관점에서의 포트폴리오 분산이 이뤄지고 있다. 양적인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상품 라인업 확장을 이뤄나가고 있다. 

이익구조 부분에서 투자이익도 많이 증가했다. 과거에는 1%도 안되는 투자 수익을 가지고 있던 회사였는데, 올해는 5% 정도가 나올 것 같다. 캐시플로우 매칭을 통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해 자산 분야도 잘 구현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신한EZ손보 대표직을 수락한 이유가 있는가.

대형 보험사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봤다. 새로운 사업에 보수적이고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움직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찰나에 신한금융에서 영입 제의를 해왔다. 

아울러 장기보험 위주의 대면 채널만이 강화되고 있는 환경 속 디지털 손보사업 자체가 채널의 변화를 열 수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의 손해보험 상품 개발은 보험계약과 사고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새로운 사회적 데이터로 관련 상품을 만드는 데 보수적이다. 예컨대 배터리보험도 스타트업의 데이터를 통해 리스크들을 전개해 나갈 수 있다. 이에 저는 디지털 보험사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리스크를 전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IT기업들과 협업해 새로운 비즈니스 솔루션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중점을 두고 있는 상품군이 있는가.

준비하고 있는 테마가 있다. 디지털화로 인해 오는 역량을 빨리 니즈화 시켜 고객 대응을 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디지털화가 됐는데 사고 리스크가 높아질까'하는 내부 질문을 던졌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자체의 안전장치들로 인해 자동차보험의 사고율이 떨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니즈도 점점 떨어지고 있는 형세다. 그러면 다음 이슈는 안전 장치들이 고장이 안 나야 한다. 이에따라 안전 장치들에 대한 고장 리스크를 커버해 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자동차뿐 아니라 고객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산과 연계된 서비스들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 

아울러 고객의 자산이 어떻게 변화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장기보험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손보사가 장기보험을 왜 준비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을 통해 데이터를 얻고자 한다. 데이터와 고객의 접점을 찾고 싶은 것이다. 현재 여러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향후에는 사후적인 보험금 처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 관련 서비스 가치를 인정하고 돈을 투자하는 날이 분명히 올 거라고 생각한다. 건강보험을 팔지 않고, 관련 데이터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시장에 들어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미리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동산, 모빌리티, 펫, 전자기기, 소호 관련 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내년도 내부적으로 수립한 거시경영 전략 혹은 차별화 전략이 있는지.

현 시점에서 당장 차별화 전략을 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차별화 전략이 '0'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것을 이해하고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한다고 본다. 때문에 기존 시장 상품과 시장의 방향을 이해하는 것이 내년 목표다. 아울러 차세대 시스템을 내년에 오픈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상품들을 팔고 개선 포인트 등을 수립하는 것이 내년 전략의 축이 될 전망이다. 2025년 이후에는 차별성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한금융과의 시너지는 어떤가.

신한금융 가족들과 관련 협업이 잘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한라이프에 있는 전속 설계사분들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차세대 시스템이 구축된 이후에는 신한라이프 GA(법인보험대리점)인 신한금융플러스 설계사들에게도 관련 상품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기업보험 측면에서도 계약들이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차세대 시스템이 완료되면 신한금융의 수많은 계열사들과 모바일 앱들을 판매채널로 쓸 수 있다. 판매채널 망을 통해 다양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 또한 손보사는 손보업과 관련된 계약 사고 데이터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지주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소득 등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와 연계해 실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타이밍에 맞게 만들 수 있다.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참고하고 있는 해외 디지털 보험사 성공 사례 혹은 표방하고 있는 해외 보험사 등이 있는지.

금융권에선 해외 대표 디지털 보험사로 '레모네이드'를 꼽는다. 그러나 현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울러 5년 전, 10년 전 존재했던 해외 디지털 보험사들이 대형사에 인수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유가 뭘까. 디지털 보험은 고객이 능동성을 가지고 본인들의 니즈를 찾아 가입할 때 효용성이 오른다. 그러나 아직까지 보험은 가입 푸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해외 사례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참고할 만한 사례는 없다고 본다. 

다만 '임베디드 보험(Embedded Insurance)'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임베디드 보험은 쉽게말해 비보험사의 상품 또는 서비스 구매 시 보험상품이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다. 신한EZ손보도 최근 임베디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커피머신 구독 서비스에 고장보험 서비스도 같이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주도적으로 리스크를 평가,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아울러 건강관리 서비스 규제 등도 유연성 있게 샌드박스로 열어주는 등의 규제 완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중소형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환경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손보사들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긴 호흡으로 사업을 바라봐주고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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