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DX, SK텔레콤(SKT), 금양 등 세 종목이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되고 기존 카카오게임즈, BGF리테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팬오션 등 네 종목이 퇴출됐다. 한국 증시 동향을 나타내는 이 지수가 지난 1일부터 재조정된 종목을 반영해 이를 투자 지표로 활용하는 해외 자금을 대거 움직이게 할 것으로 보인다. 편입 종목 중 포스코DX는 각각 철강그룹 포스코의 디지털 전환 선두 주자, SKT는 이동통신 1위 겸 그룹 정보통신기술(ICT) 핵심 계열사, 금양은 전기차용 리튬배터리 핵심 소재 가공을 수행하는 화학 공업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시장 24개국 1300여 개 종목 시총으로 산출하는 ‘MSCI 신흥시장지수(Emerging Market Index)’의 한국 상장 종목 구성을 최근 변경(rebalancing)했다. 새로 편입된 종목이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펀드 자금 유입의 수혜주가 된다는 점에서 이번 지수 편입은 장기적으로는 해당 종목 투자자에게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소식이다.
상상인증권은 “화학 섹터는 (미국) 현지 시간 기준 지난달 30일 테슬라 전기차 픽업트럭인 테슬라 사이버트럭 첫 실물 인도를 앞두고 그에 따른 배터리 수요 관련 수혜가 기대되는 이차전지 테마에 대한 투심 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다”면서 “이에 배터리와 관련된 금양, 에코프로 등 종목들이 전주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각 종목이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되기 전부터 금양과 포스코DX는 이차전지 테마를 활용해 주가를 부양해 왔다. SKT는 상반기 경영 실적이 대체로 양호했고 인공지능(AI) 등 비(非) 통신 부문 사업에서 성장 동력을 키워 왔음에도 상대적으로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는데 지수 편입을 계기로 반등할 기회를 잡았다. 다만 이들 종목이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된 데 따른 주가 부양 효과를 단언할 수는 없다. 오히려 MSCI 지수 편입 종목 발표 전에 자금 유입 기대감에 따른 투자자의 선제 매수로 변동성이 높아지고 정작 실제 발표 후에는 차익 실현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리밸런싱에 대한 정보 확산 시기가 과거 대비 빨라져 투자자 자금 이동 시기가 앞당겨지고 그 기간과 방향성은 분산됐다. 금양 주가는 종목 변경 발효 직전인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12만8300원으로 전날보다 6.03%(7300원) 올랐고 SKT 주가는 5만2200원으로 전날보다 0.58%(300원) 오른 반면 포스코DX는 전날보다 1.21%(700원) 내린 5만7300원에 마감했다. 퇴출된 카카오게임즈는 2.04%(550원) 내렸지만 BGF리테일은 2.42%(3200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0.11%(50원), 팬오션은 3.55%(155원) 올랐다. 이튿날인 이달 1일에는 편입된 세 종목 모두 전일 대비 하락 마감했다.
MSCI 한국 지수 종목 변경 영향은 국가 간 시장 영향도 준다. MSCI 관련 키움증권 보고서는 “편입·퇴출 종목에 대한 리밸런싱 외에도 한국, 인도, 중국 등 국가 간 비중 조절도 일정 부분 단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외국인의 기계적인 수급 변화가 장후반과 동시호가에서 증시 전반에 걸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과거 MSCI 지수 퇴출 종목을 매도해 종목 하락세를 유발하곤 했다. 이번에도 퇴출 종목에서 패시브 자금 이탈이 예상되지만 지금은 매도 포지션 설정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국내 공매도 금지 시행이 변동성을 일부 억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