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더 글로리)
"식사는 잡쉈어?" (수리남)
"우린 깐부잖아" (오징어게임)
오징어게임 흥행 역사는 국민들 마음까지 뜨겁게 달궜다. 오징어게임은 지난 2021년 9월 공개 이후 넷플릭스의 역대 흥행 콘텐츠 1위를 차지했고, 역대 최초 1억 가구 수 시청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방송 최고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 등 6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보다 최신 작품인 더글로리는 넷플릭스 이용자 수를 대폭 늘리는 데 기여했다. 더 글로리 파트1은 올해 1월 국내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설치자를 93만4500명까지 끌어올렸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조사 결과다. OTT 가운데 유일하게 넷플릭스만 전월 대비 증가세였다.
더글로리는 지난달 열린 아시안 아카데미 크리에이티브 어워즈(AACA) 시상식에서 수리남과 함께 본상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이렇듯 킬러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며 이용자를 모으던 넷플릭스가 최근 게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만으론 수익을 지속 확보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데에 따른 것이다. 게임은 이용자를 플랫폼에 록인(lock-in)시켜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넷플릭스가 게임 사업에 시동을 건 시점은 지난 2021년 11월이다. 당시 자체 앱에서 시범 선보인 게임은 4~5개 정도였다. 2년이 흐른 뒤인 이달 기준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게임은 총 50여개다. 액션·시뮬레이션·퍼즐·인디 등 게임 종류도 다양하다. 연말까지 신규 게임 40개를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스팀에서 인기를 높았던 콘솔 게임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풋볼매니저2024·사무라이쇼다운·12분 등을 포함한다. 통상 유료 결제로 제공된 이 게임을 넷플릭스 가입자라면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영화·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에 이어 게임 서비스까지 발을 넓히는 이유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앞선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설립하고 이듬해 비디오·DVD 대여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 매월 2만원의 구독료를 내면 무제한으로 DVD를 빌려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창립 2년 만에 가입자 67만명을 확보했다.
이후 2007년 개시한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DVD 대여 사업은 자연스럽게 정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넷플릭스는 올해 9월 해당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미디어 시장 동향을 예견하고 이를 사업적으로 따라가는 데 뛰어난 업체다. 비디오·DVD 대여와 배달부터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 등 동향을 사업과 잘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넷플릭스는 '블랙미러' 등 특정 콘텐츠에서 이용자가 여러 결말 가운데 선택해 시청할 수 있는 행사를 실시했다.
클라우드 기반 게임 서비스를 차세대 미디어 방식으로 꼽았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뛰어드는 기업이 많은 상황"이라며 "넷플릭스도 우선 모바일 게임 제작 역량을 키우면서 이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현재로선 기술적 장벽이 높지만, 향후 콘텐츠 서비스와 결합하면 넷플릭스는 거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넷플릭스가 자체 게임을 여럿 확보하면서 이용자에 당사가 게임까지 제공한다는 사실을 계속 인지시키는 단계"라며 "네트워크 속도의 비약적 발전과 게임 데이터를 대용량으로 실시간 처리할 수 있는 서버를 보유하게 되면 엄청난 가치가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9월 핀란드 헬싱키에 게임 개발사를 설립했다. 넷플릭스가 게임 개발사를 인수한 사례는 있지만 자체 게임 개발사를 설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게임 사업 본격화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