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민금융포럼] 전문가들 "민간 역할 확대하고 정부는 지원해야"

2023-11-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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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금융사, 서민금융 역할 잘 하고 있어"

"민간이 자체 재원 활용하도록 판 깔아줘야"

"인센티브 강화 등으로 효율적 정책집행 필요"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장(왼쪽부터), 김진휘 서민금융진흥원 금융사업본부장,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제7회 서민금융포럼’ 좌담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23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아주경제와 서민금융진흥원이 공동 개최한 ‘제7회 서민금융포럼’에서 ‘정책서민금융, 금융회사와의 상생 방향과 미래’를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이날 좌담회에선 김진휘 서민금융진흥원 금융사업본부장이 좌장을 맡고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장,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서민금융회사가 자체적인 재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판을 깔아주고 인센티브 등 방식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책 서민금융기관은 사령탑 역할을 통해 효율적인 정책 집행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진휘 서민금융진흥원 금융사업본부장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김진휘 서민금융진흥원 금융사업본부장(이하 김진휘) : 2021년 7월 법정 최고 금리를 20%로 인하할 당시 기준금리는 0.5%에 불과했지만 최근 기준금리가 3.5%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민간 금융시장에서 서민에 대한 자금 공급 기능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고 한다. 금융회사의 서민 대상 자금 공급 현황을 어떻게 보시지 궁금하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이하 박) : 2008년 금융위기가 와서 서민들 생활이 어려웠다. 그때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햇살론도 나오고 은행에서 새희망홀씨 대출도 출시됐다. 저는 원래 서민금융을 민간 서민금융회사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날에는 정책 서민금융만 서민금융으로 생각할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 지금은 정책 서민금융을 워낙 많이 하다 보니 민간 서민금융회사의 서민금융은 상당히 쇠퇴했다. 민간 서민금융회사의 서민금융에는 시장실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이 정책 서민금융에 나서고 있다.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장(이하 조) : 이미 서민들과 대면하는 풀뿌리 금융회사가 전국에 포진해 있고 민간 차원에서 서민금융 공급되고 있었다. 금융회사의 차주별 신용등급 분포를 보면 은행은 신용대출 84%가 고신용자다. 저신용자 비중은 5%도 안 된다. 그에 반해 서민금융회사 신용대출은 고신용자 27%, 중신용자 57%, 저신용자 16% 정도다. 어쨌든 국내 서민금융회사의 신용대출 분야에서 중·저신용자를 합치면 80%에 육박한다. 이처럼 서민금융회사가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게 통계로 입증되지만 너무 비중이 작아서 서민금융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하 김) : 은행권 서민금융상품은 햇살론 등 보증서를 제출받는 상품도 존재하지만 새희망홀씨 등 은행 자체 재원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상품도 있다. 새희망홀씨는 지난해 13만명에게 2조3478억원을, 2010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236만명에게 31조3219조원을 공급했다. 최근 경기 둔화세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서민들의 어려움 가중되자 새희망홀씨 금리를 내리기도 했다. 새희망홀씨 지원 자격을 대폭 완화해서 더 많은 서민이 혜택을 받아서 어려움 해소할 수 있도록 은행권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김진휘 : 지금까지 정책 서민금융은 금융회사 대출이 어려운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자금 공급을 목표로 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작년에만 7조2000억원을 공급했다. 그러나 정책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회사 역할도 중요하다. 민간 금융회사들이 정책 서민금융을 적극적으로 취급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박 : 서민금융회사의 가장 큰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에서만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제2금융권도 탄탄한 금융회사가 되기 위해 한번에 큰돈을 벌 수 있는 위험한 투자에 집중한 것 같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면서 저축은행 사태도 일어났고, 부동산 경기가 나쁘니까 휘청거리면서 지금 서민금융을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정부가 나서서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조 : 서민금융진흥원이 예전에는 직접대출을 하지 않았다. 민간이나 비영리기관과 협력해서 현장에서 대출업무 진행했다. 그런데 이번에 소액생계비대출을 직접 실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책금융 규모는 계속 커지고 민간 서민금융회사가 설 자리는 없어진다. 정책 서민금융 역할은 민간 서민금융회사가 각자에 맞는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직접 하게 되면 보완이나 상생이 아니라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자체 재원으로 서민금융을 하고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
 
-김 : 은행이 서민층에 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이유는 서민 대상 신용평가 모델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지 않아서 그 위험성을 충분히 반영해 도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민 대상 대출을 공급하려면 정확한 신용평가를 통해 차주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고 적정 금리를 도출하는 신용평가모델이 마련돼야 한다. 주요 은행들이 최근 금융소외계층 중심의 신용평가모델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장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김진휘 : 정책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 사항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
 
-박 : 정책 서민금융을 집행하는 금융회사가 소극적이고 부실률 높아지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려면 금융회사 수익률을 올리거나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또 일본 정책금융공사 등은 민간 금융회사에 자금을 대출해서 관리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잘 참고해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지속적인 정책 서민금융을 위해 비금융 지원도 중요하다. 민간에서 비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데 서민금융진흥원이 이와 관련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면 효율적일 것 같다.
 
-조 : 민간 서민금융회사가 서민금융 공급을 자체 재원으로 할 수 있도록 어떻게 정책적으로 지원할지를 서민금융진흥원이 총괄기관으로서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자체 재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고 건전성 문제 발생할 우려를 경감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 민간에서 자체 재원으로 대출을 실행하고, 정부나 정책기관이 이차보전으로 금리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춰서 민간 재원으로 서민금융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김 : 현재는 정책 서민금융이 대출상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대출상품은 사실 서민들의 구조적 결함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경제적 자립 기회를 놓치게 할 수도 있다. 지속적인 소비를 하고 저축을 습관화하는 제도적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 서민금융상품이 당장 이자 부담을 완화해주는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복지·고용과 연결해서 이들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정책 서민금융 이용자를 대상으로 교육도 강화하고 상황에 따라 채무 조정이나 취업 연계 등도 필요하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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