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군사합의 사실상 파기...對北 감시정찰 족쇄 풀렸다

2023-11-2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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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9‧19 군사합의 1조 3항 효력 정지

군, 대북정찰 최전방 공세적 작전 전망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발사 상황을 참관하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과 연관기관의 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을 열렬히 축하해주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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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1일 오후 10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영국 현지시간 오후 1시 43분 버킹엄궁.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주최한 공식 오찬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속보가 날아들었다.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밤 10시 42분 군사정찰위성 기습 발사를 감행했다는 소식이었다. 장내는 잠시 소란스러워졌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윤 대통령은 예정된 영국 의회 연설까지 소화한 뒤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했다. 정부는 9시간 30여분 후인 22일 오전 8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속전속결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조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했다.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한 감시와 정찰 활동을 복원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9‧19 군사합의 조항 중 MDL 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1조 3항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9‧19 군사합의 1조 3항에 따라 남북은 2018년 11월 1일부터 MDL 인근 상공에 모의 항공기에 대해 비행을 금지한 상태였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효력 일부를 정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현지에서 9·19 합의 일부 효력 정지안 재가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현지에서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안’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를 통과한 효력 정지 안건을 보고받은 뒤 곧바로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긴급 NSC 상임위에서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향상에 그 목적이 있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조치”라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국제사회 경고에도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한 북한에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조치 사항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북한에 통보했다. 허태근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무회의와 대북 통지 등 절차를 거쳐 오후 3시부로 9·19 군사합의 1조 3항은 효력 정지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따라 MDL 일대에 무인기(UAV) 등을 투입해 북한 장사정포 동향 파악 등 작전 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로 도발한다면 도발 성격을 고려해 9·19 군사합의(다른 조항)에 대한 것도 추가적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 시 연합 정보감시정찰(ISR) 자산별 계획 변경과 투입 준비 등 군사적 조치 사항을 치밀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9‧19 군사합의로 묶여 있던 MDL 인근 대북 감시‧정찰 족쇄가 풀리면서 최전방에서 공세적 작전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은 금강 정찰기와 RF-16 정찰기(이상 영상정보 수집), 백두 정찰기(신호정보 수집)를 운용 중이다. 이 중 금강·RF-16 정찰기는 비행금지구역 남측 상공에서 비행하면서도 북한 남포에서 함흥을 연결하는 지역까지 영상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여기에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가드레일(RC-12X), 크레이지호크(EO-5C) 등 정찰자산도 MDL 일대 비행이 가능해져 한‧미 대북 정찰 작전도 정상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 美 핵항모 참가 해상훈련 협의···北위성 발사 대응
한국과 미국, 일본도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미·일은 현재 부산항에 정박 중인 미해군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함(CVN)과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참여하는 해상 훈련을 실시하고자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빈슨함과 같은 미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인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잠수함 산타페함(SSN-763)도 이날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북한은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지난 5월 31일과 8월 24일에 이어 세 번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오후 10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우리 군은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425사업 1호기 정찰위성을 발사한다. 425는 합성개구레이더(SAR·사)와 전자광학(EO·이오) 발음에서 따왔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와 EO 1기, 적외선 장비 탑재 위성 1기를 우주에 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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