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 부처 장관들과 용산 참모진이 정치적인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른바 '스타 장관 차출설'과 '용산 참모 차출설'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직임에도 내년 총선을 겨냥한 사실상 정치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분석한다.
2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기흥 대통령실 전 부대변인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와 김 전 부대변인 면담이 오전에 비공개로 진행됐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과 관련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김 전 부대변인을 포함해 비서관급과 행정관급 30여명이 순차적으로 대통령실을 떠나 수도권 등 험지를 비롯한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전국에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직 중 김은혜 홍보수석은 분당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충남 홍성·예산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한 장관과 원 장관 출마설도 여의도 정가에 번지고 있다.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원 장관은 '험지 출마'를 공식 시사했다. 다만 한 장관은 직접적인 출마 언급은 피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정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당원이 아니고 스타 장관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은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출마를 권유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묻자 "공직이 그렇게 신파적으로 드라마틱하게 하는 건 아니고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며 "지금 잡았던 일정들은 몇 달 전에 준비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선 출마에 확답을 피하고 있는 한 장관은 최근 보수 텃밭인 대구 방문에 이어 전날 대전을 방문하는 등 총선 출마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여의도에서 300명만 쓰는 고유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 아니냐"며 "나는 나머지 5000만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