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칼럼]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 … 푸드테크(Food Tech)로 해결하자

2023-11-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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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수석연구위원
[홍준표 수석연구위원]


요즘 먹거리 물가가 보통이 아니다. 너무 올랐다. 가족끼리 외식하기 겁난다. 연말 모임에 참석할 생각을 하니, 그렇지 않아도 얇은 지갑이 텅텅 빌까 걱정이다. 고물가 상황에서 식음료 가격 인상이 원성을 듣게 되니 회사도 고민하고 대응을 한다. 그런데 일부는 실망스런 방법이다.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가격과 품질이 떨어지는 원료를 사용하는(스킴플레이션·skimflation) 꼼수. 그러나 자고로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혼난다고 했다. 제품 용량 축소나 재료비 삭감, 품질이 낮은 핵심 원재료의 사용과 같은 하수(下手)들이나 사용하는 방법은 이제 그만이다. 이제는 첨단기술을 사용하여 음식료품 가격도 낮추고 건강에도 좋고 지구환경도 보호하는 푸드테크(Food Tech)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푸드테크가 관심의 대상이 된 배경에는 환경오염 방지와 비만에 대한 걱정,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인류가 좀 더 오래 건강한 모습으로 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비단 자신의 신체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자연환경, 지구의 건강도 지키기 위한 노력과 탐색의 과정이고 결과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배경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로봇 등의 기술 고도화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과 식품에 첨단기술이 융합된 푸드테크의 모습은 다양하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이유로 나타나는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인 관점에서 먹거리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웰빙 음식’의 개념이 담겨 있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배달음식이 환영받게 되면서 온라인 주문을 위한 ‘IT 서비스’ 영역도 푸드테크의 범주에 속한다. 지구환경을 걱정하고 축산 오염을 줄이면서 채식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에서 출발했던 대체단백질의 발전도 빠질 수 없다. 또한 고령화와 인력 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로봇 기술을 이용한 자동화 서비스가 장착되고 있는 외식 산업에서는 체험 가치를 더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트렌드가 목격되고 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푸드테크 영역이 지구를 넘어서 우주까지 확장될 것이다.
푸드테크라는 신조어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은 관련 스타트업의 투자액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으로서, 이 무렵부터 푸드테크가 글로벌 트렌드의 키워드로 꼽히기 시작했다. 실제로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17년 2110억 달러에서 연평균 38% 속도로 확대되어 2020년에는 2배가 넘는 5542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푸드테크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국가는 비만에 대한 경고와 기후변화 대응을 일찍부터 해 온 미국과 유럽이다. 이들 국가는 또한 4차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첨단기술 발전의 선두 자리에 위치하였던 국가들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농업은 스마트한 시스템이 적용되는 정밀한 농업, 스마트한 농업의 모습으로 대표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 등이 결합하여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 농업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미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푸드테크 스타트업 투자가 활성화되어 미래 먹거리, 실제 ‘먹거리’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유전공학이 발달하여 대체육의 맛과 식감이 실제 고기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높은 품질의 상품이 개발되어 있다. 예를 들어 비욘드미트(Beyond Meat, 2009년 설립), 2011년에 설립된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 2011년 설립) 등은 도축 없이 배양연구실에서 고기를 생산하여 시장에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대체식품 기업이다. 스타트업 중심으로 기술혁신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비용 절감과 품질 고급화에 성공하면서 푸드테크 분야에서 산업화 단계에 이미 진입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유럽도 푸드테크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으며 글로벌 식품기업이 푸드테크 기업을 인수하여 성장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2021~27)을 통해 식물 및 곤충 등을 활용한 대체단백질 소재 개발 분야 등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푸드테크 분야 스타트업을 성장시키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정책적 활동은 활발하다. 한국의 푸드테크는 배달 식품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팜, 음식물쓰레기 저감, 식품 조리 로봇 및 대체식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도 푸드테크 분야를 농식품 분야의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푸드테크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수립했다. 그 방안의 핵심 목표는 향후 5년간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현재 5~6억 달러 수준인 푸드테크 수출액을 2027년까지 20억 달러로 늘리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민간 투자로 이끌어 내는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기술개발 단계의 한국 푸드테크가 미국 유럽과 같이 산업화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수가 늘어나고 수출액도 규모가 커져야 하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이를 위해 펀드를 조성해 창업 자금이나 시설 투자 자금 등을 지원하고, 푸드테크 기업 인증 제도를 도입하여 사업화를 지원하는 방안은 고무적이다. 그런데, 양적인 확대에 더해 질적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신성장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제기되는 규제개선 문제이다. 푸드테크 각 분야에서 규제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게 되는 걸림돌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규제가 없어서 사이비 푸드테크 기업이 난립하는 규제 공백 문제도 고민할 부분이다.
먹는 것으로 장난치면서 나타나는 가격 상승 부작용인 먹거리플레이션, 이제는 첨단기술로 무장한 푸드테크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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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 정부(2022), ‘푸드테크산업 발전 방안]




홍준표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농경제학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농경제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 신성장전략팀장 ▷고용노동부 고령화정책TF ▷한국장학재단 리스크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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