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내게는 당신이 곧 미국"...中시진핑, 美 주민과 사연 화제

2023-11-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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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30대 당서기 시절, 첫 미국 방문

학생, 정치인, 홈스테이 주민...현재까지 '오랜 친구' 우정

시진핑
198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金門橋·골든게이트브리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시진핑(習近平)[사진=신화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 긴장된 관계를 완화할 방향을 모색한다.

공교롭게도 샌프란시스코는 수십년 전 시 주석의 첫 번째 미국 방문지다. 1985년 봄, 당시 중국 허베이성 정딩현 위원회 당서기였던 시진핑은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여느 방문객과 마찬가지로 당시 30대 초반의 청년 시진핑도 금문교(골든게이트브리지)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당시 방문을 통해 시진핑은 미국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그는 미국 국민과 우정을 쌓게 됐다. 
 
“내게는 당신이 곧 미국입니다”

“중국과 미국 국민은 모두 위대한 국민이며, 우리의 우호는 귀중한 자산일 뿐만 아니라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반입니다.” 시 주석은 2022년 ‘오래된 친구, 시진핑과 아이오와의 이야기’라는 회고록의 저자 사라 랜드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같이 전했다.

아이오와주 머스카틴 주민인 랜드는 1985년 시진핑의 미국 방문에 도움을 줬다. 첫 인상은 항상 중요하다. 미국 국민에 대한 시진핑의 인상은 그의 첫 미국 방문과 깊은 관계가 있다. 시 주석은 5명으로 구성된 농업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아이오와주 머스카틴의 농업 기술을 살펴봤다. 이곳은 미국의 주요 대두(콩) 및 옥수수 생산지 중 하나다.

랜드는 “시진핑은 항상 미소를 지었다”라며 “그는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았고 많은 질문을 했다”고 덧붙였다. 머스카틴 방문 일정에는 옥수수 가공 공장, 돼지 농장, 채소 농장 견학이 포함됐다. 지역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미시시피강에서 보트도 탔다. 랜드는 당시 상호 다양한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현지 홈스테이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당시 시진핑을 맞이한 사람은 토마스와 엘리노어 드보르자크였다. 시진핑은 스타트렉 포스터로 꾸며진 드보르자크의 아들 개리의 침실에서 잠을 잤다. 엘리노어 드보르자크는 “시진핑은 매우 친절하고 집중력이 뛰어나며 예의 바른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그들이 처음으로 사귄 중국인 친구였다.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는 때때로 정치 분야에서는 생각도 못 할 방식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놀라운 교류가 있었습니다.” 워싱턴에 본사를 둔 비영리 단체인 국제자매도시협회 회장 리키 가레트의 말이다. 시 주석과 그의 ‘오랜 미국 친구들’은 지난 2012년 시진핑이 중국 부주석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27년 만에 아이오와에서 재회했다.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은 눈 오는 날 랜드의 집에서 그와 재회했다. 이들은 거실 소파에 둘러앉아 즐겁게 추억을 회상했다. 한 시간 동안의 만남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토마스 드보르자크는 시진핑이 선물한 중국 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시진핑에게 “내가 마셔본 술 중 가장 독한 술”이라고 말했다.

랜드에 따르면 몇몇 사람은 시진핑에게 “왜 아이오와를 방문했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시진핑은 아이오와 친구들에게 “당신들은 내가 처음으로 사귄 미국인 친구”라며 “내게는 당신이 곧 미국”이라고 전했다. 시진핑은 미국 친구들을 결코 잊지 않았으며 국가 간 관계의 열쇠는 국민이 쥐고 있다고 믿고 있다. 수년에 걸친 중미 간 마찰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은 미국과의 인문 교류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편지를 썼고 우정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행사에 참여했다.

개인 대 개인 간 직접적인 교류는 공유된 기회와 요구 사항을 적극적인 협업과 강력한 관계로 전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미국 쿤 재단의 회장이자 연륜 있는 중국 전문가인 로버트 로렌스 쿤은 “미중 관계의 질병의 치료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2년 2월 15일 시진핑이 토마스 드보르자크왼쪽 첫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지난 2012년 2월 15일 시진핑이 토마스 드보르자크(왼쪽 첫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끈끈한 양국 지방정부 간 우호관계

중국과 미국 간 도시와 도시, 성(省)·주 정부는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인 1979년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허베이성과 아이오와주는 1983년 자매결연 관계를 맺었고, 이를 인연으로 시진핑은 1985년 아이오와를 방문하게 됐다.
시진핑은 스스로 지난 수년간 지방정부 차원에서 양국 관계를 꾸준히 증진해 왔다. 시진핑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수십 년 전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겁게 회상했다. 시진핑은 2012년 미국 방문에서 옛 친구들과의 재회하면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었다. 그는 중국 및 미국 성장·주지사들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과 만났다.

시진핑은 연설에서 닐 애버크롬비 하와이 주지사가 초콜릿을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며 하와이를 방문한 수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귀국길에 초콜릿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버크롬비 주지사는 속에 견과류 든 초콜릿을 가져와 시진핑에게 권했다. 근처에 앉은 바이든은 곧바로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시진핑은 연설을 마치고 초콜릿을 맛본 뒤 참석한 정부 관료들에게 초콜릿을 건네며 나눠 먹으라고 전했다.

더욱 즐거운 순간은 시진핑이 미국 NBA 경기를 보러 왔을 때 펼쳐졌다. 당시 레이커스 대 선즈의 시합을 직관한 시진핑은 경기에 매우 집중했다. 당시 시진핑 옆에는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로스앤젤레스 시장이 앉았다. 두 사람은 가끔 웃으며 경기 하이라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과 미국 간 도시 및 지방정부의 유대 관계는 수십 년에 걸쳐 성장해 왔다. 1979년 첫 번째 자매결연을 한 이후 양국은 총 284쌍의 성·,도시 간 자매결연을 했다. 이 같은 특별한 유대에 대해 시진핑은 “우호를 심화하고 협력 상생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사이먼 중국-미국 연구소 연구원은 “40년이 넘는 미중 관계를 돌아보면 대학, 싱크탱크, 문화단체, 예술 간 연결이 양국 관계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사이먼 연구원은 “이는 어려운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양국을 하나로 끈끈하게 묶어주는 접착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가운데이 2012년 2월 17일 LA레이커스의 레전드 매직 존슨오른쪽으로부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농구 유니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가운데)이 2012년 2월 17일 LA레이커스의 레전드 매직 존슨(오른쪽)으로부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농구 유니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미래에 대한 희망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링컨하이스쿨 학생인 숀텔 베리는 지난 2015년 학교 강당에서 시진핑을 만나 상상도 못했던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해 시진핑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 함께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해 링컨하이스쿨을 찾았다.

베리는 당시 시진핑이 오픈칼라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복장으로 학생들에게 중국 관련 서적과 탁구대 등 선물을 전해줬다고 회상했다. 시진핑도 학생들로부터 미식축구공, 자신의 이름과 숫자 ‘No. 1’이 새겨진 맞춤 유니폼 등을 선물 받았다. 시진핑이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제안해 베리와 수많은 학생의 삶을 변화시켰다. 시진핑은 학생 100명을 중국으로 초청하겠다며 “여행을 통해 중국을 더 잘 이해할 것”이라며 “중국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2016년 베리는 초청대상 중 한 명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중국을 여행하면서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살아가는 방식도 다양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라면서 “나는 중국인들의 가치관과 존중의 정상적인을 주의 깊게 봤는데 이는 미국과 비교하면 충격적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시진핑은 젊은 세대를 믿었다. 그는 더 많은 양국 청년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차세대 우호 대사로서 손을 맞잡고 중미 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진핑은 교육 교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2015년 시진핑의 견학에 동행한 패트릭 어윈 링컨하이스쿨 교장은 이렇게 말했다. 2021년, 중미 관계가 침체기로 끌려가던 시기. 어윈 교장은 시진핑에게 편지를 보내 지난 수년간 전개한 중국과의 교류 및 교육 파트너십이 학교 학생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주었다.

어윈 교장은 “여행은 물론 문화, 역사, 중국인과의 접촉은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라며 “제 학생들은 모두 중국에서 공부하고 싶어 한다”라고 전했다. 베이징대학 중외인문교류연구기지 왕둥(王棟) 집행주임은 젊은이들은 미래를 믿는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에 대한 자신의 위대한 비전과 양국 우호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습니다.” 그의 설명이다. 왕 주임은 또 “그의 이번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통해 중미 관계가 전진을 이루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015년 9월 23일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 링컨하이스쿨을 방문한 시진핑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교사와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2015년 9월 23일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 링컨하이스쿨을 방문한 시진핑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교사와 학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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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쉽지 않은 길이지만 양국 정상이 소통으로 갈등을 풀어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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