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슈퍼엔저] 韓 농식품 가격경쟁력 '뚝'...대일 수출 먹구름

2023-11-16 05:00
  • 글자크기 설정

농식품 수출 전년대비 7.4% 감소

생산량 감소에 엔저 영향 커진듯

부산항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주요 농식품 수출 대상국인 일본의 엔저 현상이 길어지면서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엔화 약세 때문에 달러화로 환산한 수출액이 감소 중인 데다 엔저가 장기화하면 일본 내 한국산 농식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물량이 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농식품 누적 수출액(잠정)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한 63억1000만 달러였다. 

농식품 수출이 가장 많은 중국 내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대중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3% 증가했다. 수출 규모 3위인 미국도 소비심리 회복 영향으로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월 기준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8% 늘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수출이 18.8% 급증하면서 전체 농식품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반면 대일 수출은 정반대 행보다. 9월 기준 누적 수출액은 10억3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줄었다. 수출 물량 자체가 감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를 살펴보면 올 들어 1~9월 농수산물(비식품 포함)의 대일 수출은 57만405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 축소됐다.

여기에 엔저가 겹쳐 수출액도 줄어들고 있다. 농식품 수출 통계는 달러화로 변환 집계되는데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 9월까지 채소류 수출액은 1억1152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채소류 수출액 중 비중이 가장 큰 파프리카가 493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줄었다. 

엔저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또 다른 품목은 라면이다. 라면 수출 물량은 1만3299t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늘었지만 수출액은 4226만 달러에 그치며 7.8% 감소했다. aT 관계자는 "엔화 약세 기조로 달러화 환산 수출액이 줄어드는 일종의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당국은 물류비 지원과 환변동 보험 적용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떨어져 수출액 감소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 걱정스러운 대목은 엔저가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환차손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잃은 한국산 농식품을 일본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농식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엔저가 길어질수록 일본 수입업체가 한국산 대신 다른 나라로 수입처를 바꿀 가능성이 커 대응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