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농식품 누적 수출액(잠정)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한 63억1000만 달러였다.
농식품 수출이 가장 많은 중국 내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대중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3% 증가했다. 수출 규모 3위인 미국도 소비심리 회복 영향으로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월 기준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8% 늘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수출이 18.8% 급증하면서 전체 농식품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반면 대일 수출은 정반대 행보다. 9월 기준 누적 수출액은 10억3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줄었다. 수출 물량 자체가 감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를 살펴보면 올 들어 1~9월 농수산물(비식품 포함)의 대일 수출은 57만405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 축소됐다.
올 들어 9월까지 채소류 수출액은 1억1152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채소류 수출액 중 비중이 가장 큰 파프리카가 4931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줄었다.
엔저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또 다른 품목은 라면이다. 라면 수출 물량은 1만3299t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늘었지만 수출액은 4226만 달러에 그치며 7.8% 감소했다. aT 관계자는 "엔화 약세 기조로 달러화 환산 수출액이 줄어드는 일종의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당국은 물류비 지원과 환변동 보험 적용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떨어져 수출액 감소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 걱정스러운 대목은 엔저가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환차손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잃은 한국산 농식품을 일본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농식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엔저가 길어질수록 일본 수입업체가 한국산 대신 다른 나라로 수입처를 바꿀 가능성이 커 대응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