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갑질 없었다"...경찰, 넉달 만에 '서이초 사건' 수사 종결

2023-11-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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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부검 결과 학교 업무·개인 신상 복합 작용"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이초 진상규명 및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이초 진상규명 및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신규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수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서이초 교사인) 고인의 동료와 친구·학부모 등 조사와 확보한 자료를 보면 범죄 혐의점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서이초) 사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였던 A씨는 지난 7월 18일 오전 10시 50분께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고인이 학부모의 민원에 고통을 호소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경찰은 특히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A씨 개인 전화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하는 등 괴롭힘 의혹에 대해 수사해왔다. 
경찰은 이날 "경찰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심리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하면 A씨는 지난해 부임하고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왔다"며 "올해 반 아이들 지도와 학부모 관련 학교 업무 문제와 개인 신상 등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경찰은 국과수에서 A씨가 "학급 아이들 지도 문제와 아이들 간 발생한 사건, 학부모 중재 등 학교 업무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로 인해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돼 극단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요지의 심리 부검 결과를 받았다고도 설명했다. 

경찰은 일부 학부모들이 A씨 개인 전화번호로 계속해 연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문제의) 학부모들이 A씨 개인 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학부모가 A씨에게 일반 전화로 건 것을 A씨가 개인 전화로 착오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설명을 보탰다. A씨는 휴대전화 1개에 업무용과 개인용 전화번호를 각각 부여받아 사용했는데, 학부모가 교내 유선전화로 건 것을 고인이 착신 전화된 개인번호로 착각했다는 얘기다. 

A씨의 휴대전화는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다만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A씨의 휴대전화와 연동된 아이패드를 통해 확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연필 사건' 학부모가 누리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선 총 40건을 확인해 13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 중 다른 경찰서 관내 주소지를 둔 10명에 대해선 사건을 이첩하고 인적 사항이 불특정 된 25건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교육 환경 관련 제도 개선 참고 자료를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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