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는 이날 제주 일정으로 4.3 평화공원 참배 직후 도당으로 이동해 주요 당직자 및 당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허용진 제주도당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진 제주시갑당협위원장, 김황국 제주도의회 부의장, 현기종 제주도의회 원내대표, 현영화 4.3특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인 위원장은 "한강의 기적을 모두 부러워하는데 이제는 정치의 기적을 일으켜야한다"며 내년 총선과 관련해 "여기서 출마하시는 분들 공평하게하고, 잔치 분위기가 나게끔 오점 없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허 위원장은 "한강의 기적은 떠난 지 오래됐다"고 일침하며 청년비례대표 제주 배분을 당규에 공식화 해달라고 요청했다. 허 위원장은 "제주도에서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1석을 하는게 정치 기적"이라며 "1년 전 당대표 선거 때 김기현 대표가 공약했는데 아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인 위원장은 "신선한 발언"이라며 "당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허 위원장은 혁신위의 '영남권 스타 중진의원의 험지 출마' 요구를 적극 찬성하며 "험지를 넘어서 불모지인 제주는 스타 장관이 와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주도 경제가 살기 위해선 관광 인프라와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 제2공항 건설이 절실하다"며 "주무장관이 총선에 나서서 마무리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 위원장이 영남 스타 정치인을 험지로 가라고 한 것이 그분들을 죽이려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면, 원희룡 장관이 제주로 오는 것이 그 분을 죽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결단은 본인이 해야된다"라면서도 "제주가 어려운 곳이니까 여기 와서 어려움을 안고 하는 것은 도민들이 알고 보상할 거라고 본다"며 원 장관에게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관광청' 신설에도 관심을 요청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는 일부 당원이 허 위원장의 발언에 반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김경진 혁신위원과 허 도당위원장이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이며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인 위원장은 "제주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을 느꼈다"고 분란을 잠재우며 "수도권 의원 수가 많다 보니 거기 집중해서 말한 것을 후회한다"며 제주도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제주도당은 이날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제주 유치와 제사 목적 비영리사업자에 대한 분리과세 적용을 공식 요청했다. 이는 사적 제134호 삼성혈을 관리하는 제주 고양부 삼성사 재단이 올해 막대한 세금으로 운영 어려움을 호소한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비공식 간담회에서는 △제주 4·3사건에 대한 당론 명시화 △내년 총선 관련 제주지역 후보자 100% 경선제도 시행 △대통령실 참모진 출마 특혜 금지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