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두리안, '10억불 수출 과일' 사수하기

2023-11-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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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수출 급증 힘입어 올해 수출액 20억 달러 도달 전망

급격한 호황에 공급망 문제 부실 지적도

제도, 공급망 관리 필요성 제기

베트남 수출용 두리안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수출용 두리안 [사진=베트남통신사]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두리안은 최근 베트남에서 커피, 고무 등을 넘어 재배 인기가 높은 농산물로 각광받고 있다. 두리안은 최근 들어 대 중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농민들에게 많은 수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

베트남 관세총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첫 9개월 동안 베트남은 9개국에 두리안을 수출했고 수출액은 17억 달러(약 2조2600억원)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배나 증가했다. 특히 두리안이 공식적으로 중국 시장에 수출된 지 1년이 넘은 지금, 중국은 베트남 두리안 수출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과일채소협회는 현재 성장률을 감안하면 올해 두리안 수출액은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베트남 두리안 재배 농가의 수익이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농민과 기업 등 당사자들 간의 신뢰가 깨지고, 가격에 혼란이 발생하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두리안 산업의 여러 문제점과 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두리안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닥락성 농민들의 두리안 수확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닥락성 농민들의 두리안 수확 모습 [사진=베트남통신사]


 

농가 수익 증가

최근 몇 년 동안 두리안 소비가 호조를 보이고 판매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베트남 내 주요 두리안 재배 지역인 닥락성 농민들은 큰 이익을 얻었다. 올해 두리안 판매 가격은 작년의 2배인 킬로그램 당 8~9만 동(약 4400~4900원)에 이르면서 재배 농민들은 상당한 이익을 얻었고, 심지어는 농민들의 삶이 달라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한 예로, 닥락성 내 크롱북(Krong Buk)현 떤럽(Tan Lap) 면의 떤호아(Tan Hoa) 마을에서 사업을 한지 30년이 되는 판반투엇(Phan Van Thuat) 씨 가족은 2.5헥타르 면적에서 두리안을 재배하는 가운데 올해 두리안 재배를 통해 20억 동(약 1억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투엇 씨는 과거에 커피와 후추를 재배했지만 ‘풍작-가격 하락’, ‘좋은 가격-흉년’의 사이클이 반복되어 수입이 안정적이지 못했다. 투엇 씨 가족은 2005년부터 두리안 재배와 생산을 개시했고, 그 결과 현재는 두리안 덕분에 부유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더욱이 두리안은 생산에 많은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 운영 및 관리, 살충제 살포, 가지 정리 등에서부터 수확, 운송, 분류, 포장, 각인 등 모든 단계에 노동력이 필요하며, 특히 수확기에는 매우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이에 두리안 수확기 동안 협동조합은 하루 1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며 성수기에는 수확, 운송, 세척, 껍질 벗기기 등의 작업을 위해 하루 최대 200명을 고용한다. 또한 지역 주민과 소수민족들을 우선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따라서 두리안은 재배 농가뿐 아니라 관련 산업에도 많은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 닥락성은 앞으로 두리안 및 아보카도를 중심으로 과일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해 중부 고원 지대의 과일 수도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품고 있다.
 

Vietgap 인증을 받은 재배 지역 사진베트남통신사
Vietgap 인증을 받은 재배 지역 [사진=베트남통신사]

 

문제점

하지만 두리안 산업이 마냥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올해 수확기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가짜 원산지 이력추적코드 등장 △'구매 경쟁, 판매 경쟁'에 따른 농민들의 기존 기업들과의 계약 파기 등이 그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10억 달러 수출품'으로 올라선 두리안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원산지 이력추적코드는 수입국에서 수출 상품의 이력 및 품질 보장을 위해 수출국 지역에 부여하는 코드로, 원산지와 소비자간 신뢰 구축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하지만 베트남 두리안 재배 지역의 경우, 아직 원산지 이력추적코드의 실행과 관련해 여러 미비한 점이 있는 모습이다.

에아용면 인민위원회 따 반 쩜 부위원장은 올해 두리안 수확 시즌을 보면 전년도에 원산지 이력추적코드 선정 과정이 엄격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가짜 원산지 이력추적코드를 사용해 두리안을 수출하는 경우도 있었고 이로 인해 여러 수입국들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닥락성의 두리안 공급 체계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우선 물류비용이 가격 구성요소에서 30%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시장 가격이 불안정하고 가격이나 제품 품질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 농민, 협동조합, 기업 간의 연결이 긴밀하지 않고 혼란스러우며, 제재도 부족하고, 위험 공유 메커니즘도 부족하다.

이로 인해 농민, 협동조합, 상인, 기업 간 신뢰가 깨지게 되고 재배지에 대한 평판이 하락하게 되면 다음 시즌에는 농민과 기업 간의 장기적 협력 관계가 중단될 수 있다. 가격 상승으로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두리안 산업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닥락성은 앞으로 원산지 이력추적코드 부여 지역에 정보 기술과 디지털 전환을 적용하여 재배 지역과 포장 시설을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업계에서는 농민들이 생산 공정 관리를 강화하도록 해 안전하고 생물학적인 방식으로 해충을 관리하고 생산 기록, 식품 위생과 안전을 보장하도록 안내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재배 지역을 철저히 조사해 상업 사기와 재배 지역의 오용을 단호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수입국들이 두리안 등 베트남의 수출 과일에 요구하는 조건은 △재배지 등록 △유해생물 관리 △관리기관 감독에 따른 전 과정 생산 및 기록 △포장시설 보장 △완전한 구획 보장 등이다.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 식물보호국의 응우옌 티 투 흐엉(Nguyen Thi Thu Huong) 부국장은 앞으로 정보와 데이터베이스를 투명하게 만들어서 종자, 비료, 재배, 브랜드 인지도부터 농민을 위한 생산 기술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기술 지침 및 산업 문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원산지 이력추적코드를 사칭한 사례를 발견한 재배 지역의 단위 및 시설은 즉시 당국에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닥락성 부온호 마을 두리안 재배 사진베트남통신사
닥락성 부온호 마을에서 생산한 두리안[사진=베트남통신사]

 

책임 있는 산업망 구축 

닥락성은 두리안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브랜드 구축에 주력해 왔다. 이에 닥락성은 기존의 ‘크롱팍 두리안’ 브랜드에 이어 지난 8월에는 ‘끄 머가르(Cu M’Gar) 두리안’ 브랜드를 런칭했다. 이는 앞으로 ‘베트남 두리안’ 브랜드의 위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끄 머가르의 부 홍 녓(Vu Hong Nhat) 인민위원장은 끄 머가르 두리안 브랜드가 국내외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및 홍보 작업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닥락성은 브랜드 구축 이외에도 두리안 상품을 다양화해 판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프억안(Phuoc An) 농산물 가공 회사 판 티 뚜옛 늉(Phan Thi Tuyet Nhung) 부사장은 두리안 껍질을 벗기고 냉동하여 태국 시장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해다. 이는 새로운 시도이지만 두리안 생과를 수출하는 것에 비해 안정성이 있고 위험성이 낮으며 두리안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의 경우, 태국 시장에 냉동 두리안 수출 계약을 총 3건(87톤) 체결했다.

이외에도 건두리안 요구르트 제품, 마카다미아 견과류를 첨가한 건두리안, 캐슈넛을 첨가한 건두리안 등 각종 관련 상품 등도 출시되고 있다. 특히 동결 건조 두리안은 유통기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며, 운송 및 상품 유통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두리안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업계에서는 수확기 및 거래 방식을 한층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화(Van Hoa) 그룹 레 아인 쭝(Le Anh Trung) 대외담당 사장은 농업농촌개발부가 두리안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신속히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은 구체적인 연결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두리안 산업에 대한 기준은 70개 이상의 안전 기준을 갖춘 베트남 우수농산물 품질인증제도(VietGAP)의 규정을 따라야 하고, 두리안 산업 체인의 모든 단계는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해 모든 과정이 책임감 있게 수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9월에 개최된 두리안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포럼에서 레 민 호안(Le Minh Hoan)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 장관은 지속가능한 발전은 두리안 나무가 아니라 농민과 상인에서부터 재배지와 기업에 이르기까지 두리안 산업에 참여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호안 장관은 기업, 협동조합, 농민 간의 협력을 통해 재배 지역까지 신뢰가 형성되야 하고 협회와 업계는 시세와 가격에 대한 정보 제공, 경고 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며, 재배지에서 최종 책임은 농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닥락성의 계획은 22만 헥타르가 넘는 두리안 재배 지역에서 22만5000톤 이상의 생산량을 안정화하는 것이다. 

결국 닥락성은 투명성, 책임감, 효율성을 갖춘 지속 가능한 두리안 산업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두리안 산업의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망에 참여하는 요소들(생산자, 가공자, 유통자, 소비자)의 이익의 조화가 보장되도록 하는 동시에 두리안의 시장, 제품 기술 표준, 당사자의 인식 및 책임, 브랜드화, 제품 다양화 등 제반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는 총체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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