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원베일리, 두달 만에 3억↑' 무섭게 치솟는 서울 전셋값

2023-11-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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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5주 연속 올랐다. 특히 강남권 등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몇달 새 수억원 이상 급등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고금리 장기화에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바뀌면서 전세 시장이 급반등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내년에는 역대 최저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전셋값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21% 상승하며 전주(0.1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 5월 넷째 주(22일) 0.01% 올라 상승 전환한 이후 25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전셋값이 뛰자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도 늘었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지난달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한 비중이 48.8%로 6월(39.2%)보다 9.6%포인트 올랐다. 올초만 해도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갱신권을 사용하는 사례가 줄어들었는데, 올해 6월부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면서 하반기 들어 갱신권 사용 비중이 다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내 주요 단지들은 전셋값이 수억원씩 오르며 전반적인 전세 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84.97㎡의 경우 지난달 11일 최고가인 20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8월 중순만 해도 실거래가가 17억원이던 곳으로, 2개월 만에 3억원이 오른 셈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일 보증금 16억원에 신규 전세계약됐는데, 1월 12억원에서 4억원 뛴 가격이다. 지난 1일 12억원에 새로 전세 계약을 체결한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의 경우 올해 2월 같은 면적대에서 8억원에 전세계약이 맺어진 것을 감안하면 8개월 만에 4억원이 치솟았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도 지난 2일 8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어 지난 1월(6억원)과 비교하면 2억7000만원이 급등했다.

전셋값 상승세는 강남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9억25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7억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9개월 만에 2억원이 넘게 상승한 셈이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9억5000만원에 새 세입자가 들어왔다. 지난 8월 계약에서 8억1600만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억3400만원이 뛰었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고금리 여파와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매 수요가 주춤하면서 전세 시장에 남으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0.52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기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월(107.08) 이후 3개월 연속 100을 웃돌면서 상승하고 있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 물량도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3만4490가구로 연초(5만5000여 건)보다 37%가량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기 위해 대출 규제에 나선 데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공급물량이 더 적어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내년 서울 아파트 신축 입주 물량은 총 9841가구(10일 조사 기준·임대아파트 제외)로 집계됐다. 연간 입주 물량이 1만가구에 못 미치는 것은 연도별 수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가 축소되면서 전세 시장으로의 추가 수요 유입이 예상된다"며 "내년 입주 물량도 크게 감소하는 점도 전셋값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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