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여러 차례 주류와 다른 견해를 냈던 '미스터 소수의견' 조희대(66·사법연수원 13기) 전 대법관이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조 전 대법관은 대법관 시절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8년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대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하므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때 조 전 대법관은 유죄의견을 내면서 "다수의견은 우리 역사와 헌법을 도외시하는 해석론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역사를 망각하고 헌법을 오도하면 나라의 장래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6년 2월에도 소수의견을 냈다. 전원합의체가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임모 병장에게 사형을 선고할 때 조 전 대법관은 "범행 책임을 오로지 임 병장에게 돌려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게 합당하지 않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법원 내 소문난 '실력파 법관'으로 꼽히는 조 전 대법관은 주말에도 출근해 판결문을 작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법관 퇴임 전날까지 재판 업무에 매진해 동료들로부터 '재판 밖에 모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2027년 6월이면 정년이 도래해 대법원장으로 취임하더라도 임기 6년을 다 채우지 못한다는 점이 검증 과정에서 지적될 수 있다. 앞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고강도 검증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