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가뜩이나 심각한 세수 결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전체 증권거래세 중 공매도 거래로 발생한 세입은 5% 수준이다. 외국인 투자가 얼어붙으면 세수 감소분이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
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3일까지 거래된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159조3080억원으로 지난해(143조6913억원) 수치를 넘어섰다. 공매도 거래액 중 103조9866억원은 코스피, 55조3215억원은 코스닥에서 발생했다.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허용돼 왔는데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80조 거래 냉각…세수 감소 1500억원 넘을 듯
일례로 연중 공매도가 가장 많았던 7월의 경우 14조4427억원의 거래액에 289억원의 증권거래세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월 전체 증권거래세(5000억원)의 5.78% 수준이다.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공매도로 걷힌 증권거래세는 3186억원으로 예상된다. 증권거래세율이 0.23%였던 지난해에는 3305억원의 세금이 들어왔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증권거래세 6조3029억원의 5.2% 정도다. 내년 증권거래세율은 0.18%로 인하된다.
올해 월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10조2363억원. 내년 상반기까지 8개월간 공매도가 금지되면 81조8904억원 규모의 거래가 사라지게 된다. 공매도에 따른 월평균 증권거래세 수입을 감안하면 올해 11~12월 409억원, 내년 상반기 1106억원 등 1515억원 이상의 세금이 덜 걷히는 효과가 우려된다.
이번 조치는 신규 공매도를 막는 것으로 기존에 설정된 공매도 거래까지 멈추는 건 아니다. 다만 공매도 거래의 68%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할 수 있다. 거래 위축과 국세 수입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 보고서를 살펴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3월 16일부터 6월 12일까지 공매도가 금지되자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유지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쇼트커버링(공매도 투자자가 손실 최소화를 위해 주식을 더 매입하는 행위) 흔적보다 국내 주식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개인 투자자의 공세적인 주식 매수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증시 반등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