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경제적 가치는 수십조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에서 수천만 관광객이 방문하고 중계권 구매를 위해 전 세계 방송국들이 움직인다. 기업은 월드컵을 광고로, 정부는 국가 경제 성장 기회로 활용한다. 각국 정부가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월드컵 유치를 목표로 하는 이유다.
당초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 월드컵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월드컵이 동남아시아에서 열린 적이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측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시선도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마감 직전에 유치 신청을 포기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사우디가 2034 월드컵 유치 신청을 한 유일한 국가로 남으면서 개최가 유력해졌다.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은 1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시아(사우디)에서 2034년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라며 "건설적인 대화와 광범위한 협의를 거친 피파 평의회를 통해 유치국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사우디의 유치가 매우 유력해진 모습이다.
반면 기업들의 전망은 어두워졌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면 과거 수준의 흥행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주류 회사의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당초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 월드컵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월드컵이 동남아시아에서 열린 적이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측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시선도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마감 직전에 유치 신청을 포기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사우디가 2034 월드컵 유치 신청을 한 유일한 국가로 남으면서 개최가 유력해졌다.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은 1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시아(사우디)에서 2034년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라며 "건설적인 대화와 광범위한 협의를 거친 피파 평의회를 통해 유치국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사우디의 유치가 매우 유력해진 모습이다.
반면 기업들의 전망은 어두워졌다.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면 과거 수준의 흥행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주류 회사의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호주와 협력 불발된 인니…경기장 사고·反 이스라엘 외교가 발목
사우디아라비아가 인도네시아와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닛케이 아시아는 "동남아시아가 축구 월드컵을 위한 유치 입찰을 위해 수십년 만에 오는 최고의 기회를 놓쳤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호주의 중도 포기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 월드컵 개최가 유력해졌다"고 전했다. 2034 월드컵 유치 신청은 이날까지였다. 유치 신청이 유력해 보이던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모두 중도포기를 하면서 사우디는 2034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2034 월드컵 유치 신청은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다. 월드컵은 대륙별 고른 분배를 위해 한번 개최한 대륙은 12년 뒤에 유치 가능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중미에서 열린다. 2030년 월드컵은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에서 진행되지만, 월드컵 100주년 기념 개막전은 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에서 열린다. 2026년에 북미가, 2030년은 유럽·아프리카·남미가 개최 대륙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에 아시아-오세아니아만 유일한 후보가 됐고 이들 대륙은 개최 신청서 제출 후 내부 경쟁만 거치면 되는 구조다. 닛케이 아시아가 '최고의 기회'라고 부른 배경이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사우디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드컵 경기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의 축구 경기장이 사우디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찰 규정이 완화되면서 사우디가 유력 후보로 등장했다. 기존 월드컵 유치에 입찰하려면 최소 14개의 경기장이 있어야 하고 그 중 절반은 수용 인원이 4만명이 넘는 대형 경기장이어야 한다. 하지만 피파는 월드컵 유치를 위한 과도한 지출을 줄이고자 대형 경기장의 수를 4개로 낮췄고, 이 과정에서 사우디가 유리해졌다.
결정적으로 인도네시아의 발목을 잡은 것은 호주와의 공동 개최 합의 실패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연맹 회장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해 양국과 2034 월드컵 공동 유치를 위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토히르 회장의 그 다음 목표는 호주였다. 호주가 과거 4600만 달러(약 620억원)를 들였음에도 2022 월드컵 유치를 실패했기에 유인이 충분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호주 여론이 인도네시아와의 개최에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면서 월드컵 공동 개최가 무산됐다. 인도네시아에서 축구 폭동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 공동 개최를 진행하기에 부적합한 이유라고 평가했다. 한 예로,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는 칸주루한 경기장 대참사로 135명이 사망하고 583명이 다쳤다. 당시 경기 결과에 항의한 폭력 시위가 발단이 돼 사람들이 대피하던 중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호주는 이처럼 경기장 치안이 불안정한 인도네시아와 공동 개최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호주가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최를 반대한 또 하나의 이유는 외교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U20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무슬림이 절대 다수인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와 적대적인 이스라엘이 대회 자체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했다. 대회 주최 국가가 참가국의 입국을 반대하자 피파는 이들의 개최권을 박탈했다. 호주는 인도네시아의 특정 국가 배제가 월드컵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호주의 중도 포기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 월드컵 개최가 유력해졌다"고 전했다. 2034 월드컵 유치 신청은 이날까지였다. 유치 신청이 유력해 보이던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모두 중도포기를 하면서 사우디는 2034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2034 월드컵 유치 신청은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다. 월드컵은 대륙별 고른 분배를 위해 한번 개최한 대륙은 12년 뒤에 유치 가능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2026년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중미에서 열린다. 2030년 월드컵은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에서 진행되지만, 월드컵 100주년 기념 개막전은 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에서 열린다. 2026년에 북미가, 2030년은 유럽·아프리카·남미가 개최 대륙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에 아시아-오세아니아만 유일한 후보가 됐고 이들 대륙은 개최 신청서 제출 후 내부 경쟁만 거치면 되는 구조다. 닛케이 아시아가 '최고의 기회'라고 부른 배경이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사우디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드컵 경기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의 축구 경기장이 사우디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찰 규정이 완화되면서 사우디가 유력 후보로 등장했다. 기존 월드컵 유치에 입찰하려면 최소 14개의 경기장이 있어야 하고 그 중 절반은 수용 인원이 4만명이 넘는 대형 경기장이어야 한다. 하지만 피파는 월드컵 유치를 위한 과도한 지출을 줄이고자 대형 경기장의 수를 4개로 낮췄고, 이 과정에서 사우디가 유리해졌다.
결정적으로 인도네시아의 발목을 잡은 것은 호주와의 공동 개최 합의 실패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연맹 회장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방문해 양국과 2034 월드컵 공동 유치를 위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토히르 회장의 그 다음 목표는 호주였다. 호주가 과거 4600만 달러(약 620억원)를 들였음에도 2022 월드컵 유치를 실패했기에 유인이 충분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호주 여론이 인도네시아와의 개최에 부정적 의견을 내비치면서 월드컵 공동 개최가 무산됐다. 인도네시아에서 축구 폭동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 공동 개최를 진행하기에 부적합한 이유라고 평가했다. 한 예로,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는 칸주루한 경기장 대참사로 135명이 사망하고 583명이 다쳤다. 당시 경기 결과에 항의한 폭력 시위가 발단이 돼 사람들이 대피하던 중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호주는 이처럼 경기장 치안이 불안정한 인도네시아와 공동 개최가 어렵다고 본 것이다.
호주가 인도네시아와의 공동개최를 반대한 또 하나의 이유는 외교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U20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무슬림이 절대 다수인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와 적대적인 이스라엘이 대회 자체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했다. 대회 주최 국가가 참가국의 입국을 반대하자 피파는 이들의 개최권을 박탈했다. 호주는 인도네시아의 특정 국가 배제가 월드컵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류 금지 가능성' 큰 사우디 월드컵…카타르 월드컵 2.0 가능성 대두
각국 정부가 기를 쓰고 월드컵 유치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중계권 판매는 물론 글로벌 기업의 후원으로 인한 경제 효과 창출을 노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월드컵의 흥행이 전제돼야 하지만 주류 판매 등을 금지하는 사우디의 종교 규율 탓에 흥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표면적으로 월드컵의 주 수입원은 중계권과 티켓 판매, 마케팅 수익이다. 피파는 월드컵 운영을 위해 개최국에 자금을 지원하고 운영권을 위임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피파는 상금 4억 40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포함해 약 17억 달러(약 2조 3000억원)를 카타르에 지원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47억 달러(약 6조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계권 판매 수입이 26억 4000만 달러(약 3조 6000억원)로, 56%의 비중을 차지해 제일 컸다. 후원 수입이 13억 5300만 달러(약 1조 8000억원), 29%의 비중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 외 숙박권 및 티켓 판매, 라이선스 권리, 기타 수익 및 수입은 6억 7300만 달러(약 9100억원)수준이다.
그 외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도 이어진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개최국은 대회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영향에 의존해 수익을 창출하고, 장단기적으로 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관광, 호텔, 일자리,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업 투자 등 모든 단기 경제 지표 급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2034 월드컵 유치가 유력한 국가가 사우디라는 점이다. 제다, 메카 등 이슬람 성지를 보유한 가운데 수니파의 종주국으로 평가받는 사우디는 같은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보다도 종교적 규율이 더욱 엄격하다. 이슬람 율법을 집행하는 종교 경찰도 있다. 기도 시간에 다른 음악을 크게 틀면 벌금을 부여하는 엄격한 모습도 고수한다.
따라서 이슬람 율법과 충돌이 예상되는 기업들은 2034 월드컵을 우려한다.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 주류업체 버드와이저다. 버드와이저는 지난 40여년간 월드컵을 후원하고 매 월드컵 1000억원 규모 후원을 한 '큰 손'이다. 버드와이저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되기 위해 4년마다 피파에 약 7500만 달러(약 1000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만 하더라도 버드와이저는 큰 손해를 봤다. 카타르는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장 내부 일부 지역에서 술 판매를 허락하겠다고 했지만, 개막 이틀 전에 이를 취소했고 호텔에서만 판매가 이뤄졌다. 일반적인 월드컵 기간에 이뤄지는 막대한 맥주 판매가 다 막힌 것이다. 버드와이저 최고경영자(CEO)는 월드컵 기간에 대해 "지옥 같았다"고 회고했다. 버드와이저가 피파에 4740만 달러(약 640억원) 공제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우디는 카타르보다 종교 규율이 더욱 엄격하다는 점에서 주류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최초의 무알코올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사우디 관광산업을 주관하는 홍해 개발회사의 존 파가노 최고경영자(CEO)는 주류 판매 및 제공은 사우디 관광 산업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주류 산업이 꼭 필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무알코올 음료 산업이 충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