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에 달하는 반(反)이스라엘 성향의 시위대가 이스라엘을 떠나 러시아 공항에 도착한 항공기 승객들을 습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습격은 수니파 무슬림이 대다수인 러시아 서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마하치칼라 공항에서 발생했다.
시위대 수백 명은 “이스라엘인을 색출하겠다”,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공항 터미널 출입구를 부수고 난입하는 등 난동을 벌였다.
로이터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시위대 대다수는 젊은층이며,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유리문을 부수거나 활주로를 질주했다. 또 일부 시위대는 순찰 트럭을 넘어뜨리려고 했다.
다게스탄 공화국 등 러시아 북캅카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반군은 2014년 열린 소치올림픽을 저지하기 위해 테러 경고를 하는 등 러시아에는 골칫거리다. 로이터는 “러시아군과 이슬람 반군이 싸웠던 이 지역의 불안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내 안정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골치 아픈 일”이라고 짚었다.
소셜미디어상에는 지난 주말 다게스탄을 비롯한 북캅카스 전역에서 소규모 반이스라엘 시위가 열렸다는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러시아 당국에 자국 관할권에서 이스라엘인과 유대인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