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전쟁의 두 번째 단계"라고 밝히면서 장기화할 것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양측 사망자가 90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사상자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번째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을 '제2차 독립전쟁'이라고 부르며 "이번 단계의 목표는 명확하다. 하마스의 통치와 군사력을 파괴하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표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28일 새벽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하고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8일 밤새 전투기 100대가 가자지구 북부의 지하 터널과 기반 시설 150곳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무인기와 패러글라이딩 침투 작전 등을 이끈 아셈 아부 리카바를 제거했다고 밝힌 뒤 이어 탱크와 장갑차, 불도저가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작전이 확대되면서 사상자 수도 크게 늘었다. 하마스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하루 만에 최소 37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누적 사망자도 증가했다. 하마스 보건부는 지난 7일 이후 팔레스타인 직원 8000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여성과 아동으로 알려졌다. 양측 사망자는 9000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국제 여론은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유럽과 미국, 중동 등지의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대 수십만 명이 모여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중 가장 큰 규모의 시위가 이뤄진 영국 런던은 웨스트민스터 구역에 시위대 10만명이 모여 팔레스타인 국기와 휴전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국제 기구에서도 일시 휴전의 필요성이 거론된다. 유엔 회원국은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요르단이 주도한 결의안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고, 찬성 120표·반대 14표·기권 45표로 통과됐다.
아랍국가들은 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해 "(이스라엘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하마스에 직간접적인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도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을 겨냥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모든 사람들에게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