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 명령을 대기 중인 가운데, 향후 시나리오가 주목받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축출을 선언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통치를 두고 여러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
CNN은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침입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그 이후 이스라엘의 계획이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지도부가 하마스 축출 계획에 대해서는 밝혔지만, 가자지구와 200만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정확한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다.
외신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지상군 침입을 기정사실로 보면서 이후 움직일 가능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미 CNN은 이스라엘이 상당수의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렐 초레브 중동센터 수석연구원은 CNN에 "도시 아래 도시인 가자시티 메트로(가자지구 지하터널을 부르는 별칭)를 파괴하는 것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등뼈를 부러뜨리는 것이며 가자지구와 그 밖의 지역에서 지도부를 축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초레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상당수의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팔레스타인인 대량 추방이 이뤄질 것"이라며 "요르단 국민들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사람들은 이집트로, 서안지구 사람들은 요르단으로 보내는 전례 없는 일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초레브 연구원은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대안으로 마셜플랜을 언급했다. 초레브 연구원은 "가자지구가 파괴된 상황은 2차 세계대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 재건과 관련해 국제적인 협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마셜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서유럽 국가들을 재건하기 위해 실시한 대규모 경제 원조다.
이스라엘 내·외부에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침입 이후 정부 형태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유엔의 지원을 받아 아랍 국가들이 참여하는 정부 수립과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LO)의 개입을 두고 저울질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하마스와 다르게 온건 세력으로 분류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가자지구에 아랍 정부가 참여하는 자치정부를 세우는 가능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 아랍 국가들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방법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경고부터 나온다. 주변 아랍 국가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중동 분석 담당인 윌리엄 어셔는 아랍 주도의 정부 수립은 엄청나게 힘들 것이며 아랍 정부의 승인을 받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임시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방법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전 CIA 고위 관계자 출신인 테드 싱어는 "2006년 가자지구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운영하는 정당인 파타(Fatah)는 2006년 총선에서 하마스에 패배했고 이듬해 가자지구에서 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