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뉴욕증시는 크게 하락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9%를 돌파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6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2.57포인트(0.98%) 내린 3만3665.08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8.60포인트(1.34%) 떨어진 4314.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4.45포인트(1.62%) 밀린 1만3314.3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채권시장 상황을 주시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9%를 넘었다.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도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인 8%를 기록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하면 국채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 파이낸셜의 제이미 콕스 파트너는 CNBC에 "시장은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는지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시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상황도 긴장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확전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지만,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공격을 받으면서 최소 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등 주요 아랍국가들은 알아흘리 아랍 병원 폭발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하는 등 상황이 복잡해졌다. 아울러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1억 달러(약 1300억원) 지원안을 발표했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11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도 커졌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전날 대비 9.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를 모았던 3분기 기업 실적도 국채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상장기업의 10% 이상이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했고, 이 가운데 78%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다만 이는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기준 자체가 낮아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의 보고서 발표도 국채금리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연준의 경기동향보고서는 "대부분의 지역이 9월 이후 큰 변화가 없다"면서 "단기 경제전망은 대체로 안정적이거나 다소 약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타이트한 고용은 전국적으로 완화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전날에 이어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이 나왔다. 목표주가 하향조정에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이날도 4%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7.42달러(3.96%) 떨어진 421.96달러로 미끄러졌다.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66달러(1.92%) 오른 배럴당 88.32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40달러(1.56%) 상승한 배럴당 91.30달러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