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나 말의 컨디션 등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쉬운 한국마사회 직원이 40여일 동안 최소 153회에 해당하는 마권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국민의힘)이 마사회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설 경마행위 단속 업무를 하는 해당 직원은 지난 2022년 12월 2일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누적금액 76만8200원에 해당하는 마권을 구입했다.
이 직원이 최초 투입한 금액은 5만원에 불과했지만, 총 153회 중 48건이 적중해 적중 환급금액이 89만3960원으로 환급률이 약 11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마사회 직원의 불법 마권 구입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2020년 5년간(2014~2019) 마사회 직원 1127명이 1억3600여만 원의 마권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 구매가 2명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이 6명 △1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이 15명 △1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 69명 △만원 이상 10만원 미만이 275명 △만원 미만이 760명으로 확인됐다.
당시 부처의 대대적인 감사에도 불구하고, 마사회는 △견책 2명 △엄중경고 54명 등 전체 적발 인원의 4.9%만 징계조치를 내렸다. 견책은 마사회의 인사관리규정에 명시된 징계 종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고, 엄중경고는 여기에 포함조차 돼있지 않다.
박덕흠 위원장은 “내부 경마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특성으로 마사회 직원의 마권 구매를 제한하고 있는 것인데, 5년 전에 이어 또다시 불법 마권 구매가 적발된 것은 마사회 임직원의 직업윤리가 바닥까지 드러난 것”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5년 전 감사에 대해서 마사회가 솜방망이 처벌로 내부 감싸기를 한 것이 확인된 만큼, 마사회 임직원 전체의 불법 마권 구매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와 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