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하원의장 해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가운데 공화당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차기 하원의장으로 지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로이 넬스 공화당 하원의원(텍사스)은 트럼프를 차기 하원의장으로 지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서류를 곧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하원이 재소집될 때 내 첫번째 임무는 도널드 트럼프를 미 하원의장으로 지명하는 것"이라며 "내 인생 통틀어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실행한 증명된 기록이 있어, 하원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현재 의원 신분이 아니지만 미국 규정에 따르면 하원의장은 반드시 현재 의원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더 힐은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의원 신분이 아닌 자가 하원의장직을 역임한 전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트럼프는 작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기 이전에 하원의장직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3월에 트럼프는 하원의장직과 관련된 질문에 "아니다. 그것은 내가 관심 있는 것이 아니다"고 부정 의사를 나타냈다.
앞서 이날 미 하원에서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돼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해임이 확정됐다. 이로써 미 의회는 234년 역사 중 첫 하원의장 해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다음 주 10일 차기 하원의장을 논의하고, 11일 의회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내년 대선에 앞서 공화당 내 경선을 준비 중인 트럼프는 선거 개입 등의 혐의로 연이어 재판이 예정된 가운데 이날은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금융사기 의혹 관련 민사 재판을 참관하기 위해 출석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법정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