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씨(37)가 900억원대 코인 사기 혐의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불법 주식거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지 약 4년 만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 부장검사)은 이날 이씨를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3월~2022년 9월 피카(PICA) 등 세 종류의 코인을 발행‧상장한 뒤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 등을 통해 코인을 매도하는 수법으로 총 897억원(217억원‧341억원‧339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신뢰성이 없는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투자자를 유인하고 영상이 게시되는 시점에 맞춰 시세를 부양하고 매수세가 본격 유입되면 고점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1년 2월부터 석달간 코인 판매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 약 4억1212만개(당시 270억원 상당)를 코인 발행재단으로 반환하지 않고 해외 거래소의 차명 계정으로 이체해 임의로 유용한 혐의(배임)도 있다.
이씨는 2013년부터 여러 방송에 출연해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며 고가의 부동산과 차를 자랑해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기소돼 2020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그럼에도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2019년 자신의 자금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코인 발행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하고 동생과 김씨 등을 통해 회사를 경영하며 코인의 발행‧유통‧상장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석방 직후에는 2020년 3월부터는 직접 '스캠코인'(사기 가상화폐) 3개를 추가로 발행·유통하고 7개 스캠 코인을 위탁 발행·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사건을 접수한 뒤 올해 2월부터 수사에 나서 지난달 15일 이들을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코인 백서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추상적인 경우, 코인 발행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사실상 익명화돼있는 경우, 단기에 큰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음을 내세워 투자를 유인하는 경우 스캠 코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