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이뤄지고 있는 브라질 시장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의 빠른 전기차 전환으로 국내 부품업계의 글로벌 시장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브라질 수출을 통해 과도기적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2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의 '미래차 시대, 브라질 자동차부품 시장 동향과 우리 기업 진출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보급이 느리게 진행되면서 2030년대까지 점진적인 전환이 예상된다.
다만 선진국들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과는 다르게 브라질은 정책적 지원, 보조금 및 공공 인센티브 부족으로 소비자의 전기차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전기차 점유율은 2021년 1.8%에서 지난해 2.5%로 늘며 증가세가 뚜렷하지만 다른 국가의 성장 속도보다는 느린 편이다.
또 브라질은 다른 나라는 달리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에 대한 우대 정책이 이뤄지고 있다. 20세기 초 브라질은 설탕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에탄올 연료를 도입한 바 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에탄올이 경제적 이점 외에 휘발유보다 적은 탄소배출량으로 친환경적 이점이 있다는 이유도 전기차 전환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브라질의 넓은 국토도 전기차 보급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국토 전체를 아우르는 전기 공급망을 갖추는데 455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브라질 GDP의 4분에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브라질의 자동차 부품 수입 규모는 올해 17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조달을 위해 대부분의 부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프리미엄 등 특정 부품은 해외에서 조달하는 글로컬리제이션 전략을 따르고 있다.
코트라는 "브라질의 열악한 전기자동차 인프라, 낮은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전기차 전환보다 ‘에탄올 하이브리드’, ‘에탄올 연료전지 전기자동차’가 널리 퍼질 것"이라며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보급이 느리게 진행되는 상황이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에게 기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들은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와도 공유될 수 있는 기술이 많아 우리 기업이 브라질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현지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브라질 정부, 연구기관, 협회 등과의 협력을 통해 바이오연료와 관련된 기술 개발이나 공동 연구를 추진하면서 진출할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라질 이미 에탄올 생산과 관련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할 경우 미래 바이오연료 기반 전기차 생산 및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 한국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미래에 국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이 줄어들 면서 글로벌 시장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브라질 시장의 에탄올 기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 확대와 관련된 부품 공급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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