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셧다운이 목전에 다가왔다. 공화당 강경파가 타협을 거부하면서 수백만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돌입할 위기에 처했다.
23일(현지시간) CNBC·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의회의 2024회계연도 예산안 의회 통과 마감 시한이 이달 30일까지다. 매체들은 2024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되기 어려워 미국 정부가 다음 달 1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게 봤다. 마감 시한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고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기 때문이다.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이 셧다운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보수 강경파를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하원은 공석 1석을 제외하고 공화당 222석, 민주당 212석으로 구성돼 있는 상황인데, 공화당 강경파 10여명이 캐스팅보트로 작동할 수 있다. 이들 강경파는 우크라이나 지원 삭감 등을 요구한다. FT는 "공화당 강경파들은 타협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강경파의 뒤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화당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나라를 지켜 달라"고 적었다.
셧다운에 돌입하면 미국 연방정부는 대부분의 예산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공무원 등 수십만 명은 무급휴직에 돌입한다. 필수 공무원은 무급으로 근무하고 나머지 직원은 휴직이 된다. 특히 여권, 총기 신청 등 정부 서비스가 마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침체 우려도 커진다. FT는 "셧다운이 발생하면 기업과 소비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야기다. 골드만삭스도 셧다운에 돌입하면 매주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0.2%씩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셧다운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점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최소 몇 주간 지속되고 최악의 경우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역대 최장기간 셧다운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발생한 35일이다. 당시 양당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자금을 두고 갈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