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한 가운데, 시장은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엔화 약세는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시사 여파로 풀이된다. BOJ는 단기금리를 -0.1%로 설정하고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연준은 좀처럼 긴축 기조를 꺾지 않고 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확대되며 엔화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시장은 오는 22일 발표될 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일단은 BOJ가 현 금리는 유지할 것이라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혹은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내용이 포함될 지 여부이다. 앞서 가즈오 우에다 BOJ 총리는 2주 전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연내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본 국채 시장에서도 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이날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733%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1.66%포인트(p) 뛰었다. 이는 BOJ의 10년물 수익률곡선제어(YCC) 상향 조정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케이스케 쓰루타 미스비시 UFJ 모건스탠리 채권 전략가는 "FOMC에서 추가 긴축을 시사한 이후 일본 국채 금리는 미국채 금리를 따라 상승했다"며 "FOMC 발언들이 미국 경제의 굳건함을 확인함에 따라 BOJ는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엔화 가치 하락으로 외환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당국이 개별적으로 환시에 개입하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부 재무관(차관급)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시장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0엔까지 떨어지면 당국이 환시에 개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유엔총회 참석 후 기자회견에서 다음주 인플레이션과 인구감소 등의 문제에 대응하는 정책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국내 수요가 여전히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 상황은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