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을 성추행한(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피해자에게 피해배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9부(신형철 부장판사)는 13일 피해자 A씨가 오 전 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오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4월 부산시 직원인 A씨를 시장 집무실에서 추행하고 A씨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오 전 시장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고, 현재 수감 생활 중이다.
오 전 시장은 A씨에게 거듭 사죄했던 형사재판 때와 달리 민사소송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여러 차례 제출해 논란이 일기도 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남은 인생은 피해자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피해자 측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피해자가 언론에 재판 내용 등을 제공해 2차 피해를 자초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 측은 참고 서면에서 "가해행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시장의 지위를 이용하는 언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이 가해 행위로 인한 2차 피해를 호소하면서도 형사와 민사 재판 과정에서의 내용, 경과 등 자료를 언론에 제공해 보도가 이뤄지게 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오 전 시장은 형사재판 과정에서도 '충동적' '우발적' '기습추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