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떠나는 직원들] 성장성 보고 떠난다...빅테크 향하는 금융권 인력

2023-09-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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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사의 성장성을 봤어요. 빅테크로 이직한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이 같은 이유일 거에요.”

카드사에 다니다 지난해 빅테크(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로 이직한 A씨는 그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반적인 이직 사유엔 급여 수준,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성장성, 복지 등이 있지만, A씨는 그중에서도 성장성을 콕 집었다. 

A씨 외에 기존 금융권이란 타이틀을 뒤로 한 채 빅테크에 새 둥지를 마련한 이들에게서도 비슷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수익구조가 정형화된 기존 금융사와 달리 불완전한 빅테크에서 금융혁신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동반성장을 꿈꿨다.

업계에선 A씨처럼 업무 내용이 유사한 카드사에서 빅테크로 이직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빅테크 관계자는 “근무자들의 전 직장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당장 옆자리에 있을 정도로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 종사자들은 심지어 더 적은 기대 연봉에도 빅테크를 택했다. 사람인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평균연봉은 7551만원, 토스(비바퍼블리카)의 평균연봉은 그보다 약간 높은 8153만원 수준이다. 반면 전통 금융사의 경우 이미 2019년 평균연봉이 9602만원(해당연도 사업보고서 공시 금융사 기준)을 넘어섰다. 

빅테크 업계로 유입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드사로 한정하는 경우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진다. 카드사의 평균연봉은 2021년 기준 1억 365만원을 기록했다. 임금이 가장 높았던 삼성 카드의 평균 임금은 2022년 기준 1억 3900만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각각 1억2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이직 시엔 기존 직장에서 받았던 금액보다 연봉을 인상하는 경우가 많아 당장은 더 높은 연봉을 받지만, 미래에도 그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평균연봉의 차이에서 알 수 있듯 카드사에 남아있을 경우 승진으로 연봉이 크게 오를 수 있지만, 빅테크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직한 이들은 그럼에도 향후 회사의 성장에 따른 미래가치를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예상대로 빅테크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송금, 증권을 제외한 순수 결제액은 지난 2022년 4분기13조2000억원, 올해 1분기 13조4000억원에 이어 올해 6월 말 기준 14조 600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이버 스토어 등을 제외한 네이버 외부 결제액도 6조3000억원으로 외부 생태계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토스페이도 구체적인 결제액수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올해 2분기 기준 거래액이 전년 대비 27%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드사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하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중 전업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5억원(12.8%) 감소했다.

카드사는 카드결제에 따른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인데, 정치권 입김에 수수료율이 꾸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전체 가맹점의 96.2%에 해당하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현재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은 △연매출 3억원 이하 0.5%, △연매출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1.1%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1.25%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1.5%다. 수수료율이 오를 경우 카드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수수료율은 정치권과 금융위원회가 통제해 카드사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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