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12일 자체 브랜드로 기업용 생성 인공지능(AI) 플랫폼·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작년 11월 등장해 빠르게 생성 AI 붐을 일으킨 챗GPT에 대한 일반 소비자 관심이 올해 하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실무 환경에 생성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기업 IT 시장은 이제 초기 수요 형성 단계에 들어섰다. 앞서 기업용 생성 AI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2일 삼성SDS는 ERP·SCM·HCM 등 핵심 업무 시스템과 내부 데이터를 외부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결하는 플랫폼 ‘패브릭스(FabriX)’와 업무 자동화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부터 애저 오픈AI 서비스로 ‘GPT-4’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최근 한국 특화 LLM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네이버클라우드가 LLM와 모델 운영 최적화 기술을 제공하는 파트너로서 삼성SDS와 기업용 생성 AI 시장에서 협업한다.
하지만 삼성SDS는 기업용 생성 AI가 사내 업무용 정보 시스템, 데이터, 문서 등과 결합해 내부 업무 효율과 외부 고객 응대 개선 효과를 내는 등 업무 생산성과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열쇠라고 봤다. 직원 간 대화·창작·계획·분석 등 언어와 문서를 통해 진행하는 업무를 자동화해 사람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생성 AI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기업 임직원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메일·메신저·회의·결재 등 공통 업무 시스템과 세계적인 LLM과 결합해 기업의 ‘하이퍼오토메이션’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용 생성 AI 신사업에 먼저 나선 업체도 있다. LG CNS는 지난 6월 자체 개발한 기술과 오픈AI의 LLM을 활용해 개발자 코딩 업무를 지원하는 생성 AI 서비스 ‘AI 코딩’을 만들었고 사내 시스템과 외부 고객사 유통·물류 차세대 시스템, LG 계열사 시스템 구축에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SK㈜ C&C도 고객사 업무를 생성 AI 기술로 개선하도록 돕는 사업 조직을 신설했고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하이퍼클로바X를 조합한 서비스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오픈AI와 손잡은 MS뿐 아니라 구글클라우드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기업용 생성 AI 기술 수요 증대를 예견해 자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업무에 쓸 만한 LLM 기술과 응용 노하우가 기업용 생성 AI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다. 시중에 나와 있는 LLM은 공개된 정보만 학습해 기업이 원하는 특정 분야 전문 지식이 부족하고 보안상 기업 내부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자체 데이터센터 기반 클라우드인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에서 내부 데이터와 LLM 시스템 간 연결을 처리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LLM 시스템과 연결하기 위해 기업이 앞서 구축해 운영하는 여러 IT 시스템을 일일이 고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로써 기업이 원하는 내부 데이터 관련 보안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으로 생성 AI 서비스를 도입하고 운영·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